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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톡톡]“우린 플랫폼사야”…신한카드 임영진 사장과 레드팀의 파격 혁신

[스토리톡톡]“우린 플랫폼사야”…신한카드 임영진 사장과 레드팀의 파격 혁신

기사승인 2022. 07. 0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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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CEO가 직접 만든 '레드팀', 조직문화 개선 앞장
고객·현장 목소리도 임원회의서 가감없이 전달
MZ세대 대신 이용률 적은 고령층 위한 서비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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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이기에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꾸리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레드팀’이 바로 그렇다.

임영진 사장은 직원들에게 “우린 카드사가 아니고 앞으로는 플랫폼사”라고 선언한 후 회사 전체를 탈바꿈시키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듯 임 사장의 ‘빅테크 따라잡기’ 전략도 새 팀이 이끌고 있다. 이 팀은 매월 열리는 임원 전략회의에 참석해 ‘딴지’를 건다. 너도나도 MZ세대(1980년~2000년대초 출생)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와중에 홀로 ‘고령자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한 고객의 불만 사항을 직접 사장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신한카드의 생활금융플랫폼인 신한플레이 앱의 평점과 후기를 모아서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수정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고객의 불만을 줄일 수 있다면 내부 직원의 불만을 감수하는 것(?)이 이 팀의 취지이기도 하다.

이 팀의 정식 명칭은 Cx(고객경험) 혁신팀으로 올 초 임 사장이 직접 주문해 만든 조직이다. 미국 군인이 모의 군사훈련시 아군을 ‘블루팀’, 적군을 ‘레드팀’으로 부르던 데서 따온 이름으로 6년차 수장인 임 사장이 조직 변화를 위해 경영기획그룹 직속으로 만들었다. 레드팀 리더는 문동권 경영기획그룹 부사장으로 내부에서 ‘경영통’으로 불리는 최연소 부사장이다.

레드팀의 주된 역할은 현업과 고객의 목소리를 다이렉트로 임원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레드팀은 자체적으로 ‘스피드 지표’를 만들었다. 이 지표는 고객이나 직원의 불만을 접수한 뒤 얼마 만에 해결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레드팀이 생기기 전, 일주일 넘게 걸렸던 업무들이 이제 3~4일이면 해결된다고 한다. 업무 환경을 효율화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조직 문화 변화를 위한 ‘메기’의 등장으로 내부 직원들 또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의견을 제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줄었다는 평이다.

레드팀과 함께 하는 전략회의에서 임 사장은 주로 경청할 뿐 따로 주문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내놓는 의견을 들어주고 ‘내 눈치 보지 말고 해보라’며 격려한다. 임 사장의 침묵의 배려(?) 덕분인지, 레드팀의 활약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개편한 ‘신한플레이’의 불편 해결도 그 중 하나다. 개편 후에도 고객들로부터 ‘명세서가 도대체 어디에 있냐’, ‘자주 찾는 메뉴를 잘 보이게 해라’ 등의 불만이 접수됐었다. 이에 레드팀은 신한플레이 주요 메뉴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개편, 메뉴명이 잘 보이도록 해 처음 접속한 고객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한플레이 사용자 중 10%도 되지 않는 60세 이상 고령자를 위해 서비스 개편을 제안했다. 주요 카드사들은 이용률이 높은 MZ세대를 공략한 메타버스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레드팀은 고령자를 대상으로 ‘시니어 홈’ 페이지를 고쳐 만든 것이다. 단순히 이용자를 늘리기보다 남녀노소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이에 올 1분기 기준, 신한플레이 하루 이용자수는 지난해말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앱 평점도 75%나 상승했다. 6월 기준 신한플레이 앱 월간방문자수(MAU)는 690만명을 넘었다. 이는 국내 카드사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임 사장이 취임한 2017년 1월 이후 MAU가 27% 증가했다. 올해 신한카드는 ‘통합 MAU 1000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임원급에게 전달된다는 것은 기존 금융사가 아닌 플랫폼 플레이어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스피드한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레드팀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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