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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빈 형지그룹…디지털 혁신으로 ‘적자 늪’ 탈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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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2. 04. 20. 17:00

비대면·온라인 소비 트렌드 변화
오프라인 점포 고집하며 실적 하락
결손금 579억원…자본잠식 심각
뒤늦게 디지털 강화로 회복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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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패션기업인 형지그룹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기업인 패션그룹 형지를 비롯해 계열사 대부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소비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졌지만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형지그룹도 가두점(거리매장) 중심의 영업 방식에서 디지털로 체질을 바꿔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겠다는 목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의 지난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7억 892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으며 결손금(지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생긴 손실의 금액)은 579억원에 달한다. 부채가 기업 자산보다 많아졌다는 뜻으로, 부채비율을 산정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에 빚만 남은 상태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계열사인 형지리테일과 형지쇼핑 역시 이미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특히 형지리테일의 경우 부채가 452억원에 달하는 반면 자산은 371억원에 불과했다. 자본잠식 규모는 671억원에 육박한다.

형지의 핵심 계열사인 형지 I&C의 재무상황도 심각하다. 수익성 악화로 결손금이 367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패션업계에선 형지그룹의 재무 악화가 이미 수년 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다. 그간 가두점·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만 사업을 전개해온 탓에 비대면으로 바뀌는 소비 트렌드에 올라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닮은꼴 맞수로 꼽히는 ‘세정그룹’의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형지그룹과 마찬가지로 가두점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세정은 코로나19 타격에 2020년 21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2021년엔 2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세정그룹이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떤 배경에는 온라인 공식 쇼핑몰(세정몰) 운영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선 것이 결정적이 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형지 측도 뒤늦게 나마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오는 6월 온라인·오프라인 겸용 플랫폼인 ‘바우하우스’를 론칭, 형지그룹 계열사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

형지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해 온라인에서 신규 고객 유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면서 “또한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즈니스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형지에스콰이아 등은 홈쇼핑·온라인으로까지 판로를 확대해 오프라인 매장 및 제품 재고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한 오는 7월까지 패션그룹형지의 모든 계열사가 인천 송도 형지글로벌패션복합센터로 입주할 예정이다. 형지그룹 측은 다양한 패션 스타트업과 협업해 빅테이터를 분석하고 제품 기획 및 디자인을 적용해 디지털화에 발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에 친환경 소재를 적극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형지그룹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적극 사용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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