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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발 ‘ELS 공포’…ELS 투자자, 원금손실 공포에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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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2. 03. 14. 17:18

안전자산 선호해 주식 회피 심리…코스피200 약세
지정학적 위기로 ELS 손실 가능성 현실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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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가 부진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이 세계 경제성장 둔화의 진앙지가 될 거란 공포감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악화할 경우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증권가의 우려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1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2월말 기준 코스피(KOSPI)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잔액은 12조5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200 ELS 미상환잔액이 12조원을 넘긴 건 지난해 7월(12조5541억원) 이후 7개월 만이다.

중국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올 2월 미상환잔액은 18조9596억원으로 2020년 10월 19조4382억원 이후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로 한 ELS의 미상환잔액도 올 2월 31조82억원으로 2020년 11월 34조9573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ELS는 6개월마다 조기상환을 실시해 빠른 수익 기회를 제공한다. ‘미상환’은 지수가 조기상환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미상환 잔액 증가는 그만큼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뜻한다.
◇코스피200·홍콩H 약세…안전자산 선호
코스피200지수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지속해서 약세다. 지난해 12월 28일 401.21포인트를 기록한 코스피200지수는 올해 1월 5일 390.39포인트까지 하락했다. 같은 달 27일엔 348.58포인트까지 내려갔고, 이달 8일에도 349.38포인트로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200 약세의 이유로는 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통화정책 시그널과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꼽힌다. 미국과 유럽연합(EU)를 비롯한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로 투자자들이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대신 주식 등 위험자산을 회피하는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홍콩H지수와 S&P500지수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홍콩H지수는 지난해 2월 1만228.63포인트까지 올랐지만, 지난 11일 7060.60포인트로 31.0% 폭락했다. S&P500지수도 올 1월 역대 최고치인 4818.62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지난 8일 4170.70포인트로 13.4%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리스크 지속으로 약세 전망
ELS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은 갈수록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이 설정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손실 구간(낙인·Knock In)에 진입한다. 홍콩H증시와 S&P500지수는 장·단기간 30%, 10%씩 하락하면서 이미 위험구간에 진입했고,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약세가 더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발간한 리포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와 미국 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질 경우 S&P500지수가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홍콩H지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계 감독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미 증시에 상장된 5개 중국 기업의 주식예탁증서(ADR)를 ‘예비 상장폐지 명단’에 올리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약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리스크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로선 ELS의 낙인 진입 가능성이 높지만, 최종 만기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올 경우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만큼 빠른 기간에 러시아 리스크를 극복하는 게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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