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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취임 후 100일간 ‘코로나 긴급 구조 프로그램’을 시행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에 나선다. 현 정부의 손실보상 방식이 불완전하다고 보고 ‘정당하고 온전한 손실보상’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손보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규제 강도와 피해 정도에 비례해 소상공인에 최대 5000만원을 지원하고,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행정자료를 근거로 지원액의 절반을 선(先)보상할 방침이다.
또한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기존 (방역지원금 300만원) 정부안과는 별개로 600만원을 추가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의 기존 대출금 만기를 충분한 정도로 연장하고 세금, 공과금, 임대료, 인건비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세제 지원을 하는 한편, 금융 지원 등을 통해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소액 채무 원금을 90%까지 감면해주는 방식의 긴급구제식 채무 재조정도 공약으로 제시했다.
윤 당선인이 이 같은 공약 실현을 위해 50조원 이상의 재정 자금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만큼 새 정부에서는 대규모 2차 추경 편성이 추진될 전망된다.
다만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최근 물가 상황과 재원 마련 방안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최근 소비자물가는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와 곡물 등 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이 4%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추경을 통해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이 풀리면 물가 상승 압박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데 정부의 대규모 추경 편성으로 재정과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추경 재원 마련도 간단하지 않다. 윤 당선인은 재정건전성의 급격한 악화는 피해야 한다는 기조를 보여온 만큼 4월 이후 세계잉여금으로 처리되는 지난해 초과세수와 올해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첫 추경을 편성하면서 11조3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해 지난해 초과세수 중 일부는 이를 갚는 데 써야 한다.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도 한계가 있다. 올해 607조7000억원 예산 중 절반은 복지 등 의무지출이고, 나머지 절반의 재량지출도 인건비, 계속사업 등을 고려하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서다.
결국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현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나랏빚을 크게 늘린 점이 부담이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현 정부에서 국가채무는 연평균 95조9000억원 늘어 지난 정부(연평균 42조6000억원)의 2배를 넘었다. 이에 올해 1차 추경 기준으로 나랏빚은 1075조7000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만약 이번 2차 추경 편성의 재원을 상당 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면 올해 국가채무는 1100조원대를 돌파할 수도 있어 새 정부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