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한 등산복' 젊은 고객에 호응
골프웨어, 전년비 약 3배 성장세
구조조정·조직개편 과감히 추진
외부인재 영입, 디자인·상품력 강화
16일 신한금융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오롱FnC의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5% 늘어난 986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늘면서 2020년 107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울했던 코오롱 FnC…골프복·등산복 타고 화려한 부활
유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설 당시만 해도 코오롱FnC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치 않았다.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와 경쟁 격화 등으로 외형과 수익성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삼성물산 패션부문·한섬·LF 등과 어깨를 견주던 회사는 패션그룹 형지·휠라코리아 등에도 밀리는 처지였다.
이에 유 대표는 브랜드 리뉴얼로 승부수를 띄웠다. ‘아저씨 등산복’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색감이 강한 원색보다는 모던한 느낌을 주는 등산복을 잇따라 출시했으며, 배우 공효진과 류준열을 모델로 기용해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덕분에 지난해 겨울에는 코오롱스포츠의 대표 패딩 안타티카가 80만~120만원대에 이르는 가격임에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대박을 쳤다.
골프웨어에 주력한 전략도 맞아떨어졌다. 코로나19로 국내 골프인구가 늘어난데 발맞춰 신규 론칭한 지포어와 기존 왁과 엘로드, 잭니클라우스 등이 인기를 끌며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배(200%)의 성장세를 보였다. 여기에 골프 전문 플랫폼 ‘더 카트 골프’가 온라인 편집숍으로 성장해 누적 회원수와 월평균 거래액 모두 2020년 대비 10배 신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외에도 배우 신민아를 모델로 기용해 인기를 끈 ‘쿠론’을 비롯해 커스텀멜로우, 헨리코튼, 럭키슈에뜨, 슈콤마보니 등 10여년 전에 론칭한 브랜드들이 약 10~20% 매출 신장을 보였다.
◇유석진式 ‘선택과 집중’ 통했다…올해 경영방침은?
유 대표는 수익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지난 2020년 9월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 ‘라이크와이즈’의 실적이 부진하자, 선택과 집중의 일환으로 이달 말까지만 브랜드를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코오롱 FnC관계자는 “회사가 운영 중인 또 다른 화장품 브랜드인 엠퀴리의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인재도 대거 수혈했다. 지난해 이지은 상무(캠브리지멤버스), 김수정 이사(지포어·엘로드) 등 실력 있는 디렉터를 영입해 차별화된 디자인과 상품력 강화에 힘썼다.
이처럼 지난 1년간 사업 효율화에 집중해 온 유 대표는 올해는 성장사업 역량 강화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먼저 복잡한 의사결정 단계를 단순화하고 브랜드별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2개 본부 8개 사업부에서 14개 사업부 체제로 세분화한 것이다. 영업 본부도 없앴다. 영업 기능은 사업부 또는 브랜드로 이관해 각 브랜드 내에서 모든 과정을 완결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윤리 의식, 사회적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부문’도 신설하고,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와 ‘에피그램’을 만든 한경애 전무를 초대 CSO에 앉혀 본격적인 ESG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에 돌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