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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원 배달시장 손 뻗는 신한은행 ‘땡겨요’…시장 안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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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주 기자

승인 : 2021. 12. 21. 18:30

22일 베타서비스…내달 시작
입점 수수료·광고비용 없어
중개 수수료만 부과 차별화
소상공인 대출 등 상품 연계
음식점·고객DB 확보 기대도
레드오션서 고객 유인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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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조원가량의 배달 시장에 신한은행이 140억원을 들여 자체 개발한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해 뛰어든다.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갖고 챙긴 사업이다. 땡겨요를 통해 배달시장 내 ‘메기’ 역할을 하고, 동시에 확보한 소상공인·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금융권 내에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 먹거리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배달시장은 이미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기존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어 고객 유인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한은행이 기존 은행업 고객을 배달앱으로 끌어오기 위해선 금리 우대 혜택이나, ‘한 집 배송’ 등 차별화된 배달 서비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22일 배달앱 ‘땡겨요’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정식 서비스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시작한다. 신한은행의 배달 서비스는 은행앱 ‘신할 쏠’에서도 이용 가능하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모바일앱 신한 쏠도 개편한다.

땡겨요는 우선 강남·서초·송파·광진·마포·관악 등 서울 6개구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내 가맹점 입점수수료와 광고비용을 없애고 중개수수료만 부과하는 등 기존 배달앱과 차별화를 뒀다. 소비자 편의를 위해서는 앱 내 광고를 배재해 음식 주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또한 개인의 선호도에 기반한 최적의 메뉴 추천 서비스도 마련했다.
땡겨요는 진옥동 행장이 앱 구축에만 약 140억원을 투자하면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갖고 챙긴 사업이다. 일반 배달앱과 달리 공익적 성격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낮은 중개수수료, 사각지대에 놓인 라이더 대상 대출 등 포용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진 행장은 특히 땡겨요를 통해 얻는 플랫폼 중계수수료보다 추후 얻게 될 사용자의 데이터와 고객 기반 확대에 관심이 크다.

하지만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한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후발주자로 시장에 안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배달 플랫폼 업체들이 있어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달의민족의 월 이용자 수(MAU)는 각각 2021만명, 801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배달앱 후발주자인 공공배달앱의 성적은 아직 미진하다. 경기도의 ‘배달특급’은 공공배달앱 중에서도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MAU는 50만명대로 이용자 수가 시장 선점 업체들에 한참 못 미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앱을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앱 출시 이후 가입자를 유도하는 게 어렵다”면서 “최근 배달앱 후발주자는 입점사에 대한 낮은 수수료율 등을 내세우지만 아직 업계 내에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의 경우 기존 (은행)가입자와 고객을 연계해서 배달앱으로 유도하는 방향을 찾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에 없던 배달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달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는 신한은행 또한 땡겨요 출시 후 고객 유인에 열을 올려 데이터 활용 기반을 닦아야 하는 게 과제다. 지속적으로 이용자가 유입돼야 데이터를 확보하고, 추후 신한은행의 금융서비스 연결까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추후에는 소상공인의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 모형을 고도화하는 등 땡겨요 데이터를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은행권의 플랫폼 진출 실패 사례도 있다. 2016년 우리은행은 카카오톡을 겨냥해 ‘위비톡’을 출시했지만, 5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고객수 확보가 더뎠던 탓이다. 신한은행 또한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시장 분석과 차별화된 서비스 마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고객이 땡겨요까지 동시에 사용하면, 우대금리 혜택을 주는 등 금융서비스 측면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또한 ‘한 집 배송’ 등 배달 서비스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이뤄야한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한은행의 땡겨요는 배달 사업 자체보단, 금융거래 고객을 확보하거나 그 고객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금융사업과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권이 이종 업종의 고객 정보를 얻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며, 우대금리·대출 등 금융 서비스로 연계하기 위한 신한은행만의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땡겨요는 배달시장의 ‘메기’ 역할을 함과 동시에 확보된 비금융 원천데이터 기반 금융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서 “사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신사업의 선험적 경험은 신한은행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강화와 함께 향후 금융업의 성장 방식 변화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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