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전문 인력 5년내 2000명 채용
내비게이션·지도 등 전분야 모집
차량 부품 총괄통제 모빌진 개발
2024년부터 현대차 전 차종 공급
4일 현대오토에버는 올해 약 500명, 2026년까지 총 2000여명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파격적인 공고를 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본사 전체 직원수는 2289명. 사실상 5년 안에 인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다.
왜일까. 서 대표가 그룹과의 조율을 마치고 회사의 명확한 방향과 추진 속도를 결정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그룹 IT 전산망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SI 사업 중심 현대오토에버와 차량용 반도체에 강점이 있는 현대오트론, 정밀지도와 내비게이션 맵 데이터 사업을 하는 현대엠엔소프트가 합병 절차를 마치고 공식 출범했다. 이제 이들을 하나로 잘 연주해 시너지를 내는 일은 지난 3월말 취임한 1969년생 젊은 서 대표의 몫이다.
채용 분야를 보면 회사의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차량 SW 개발·품질, 차량 응용 SW 개발·품질(내비게이션·지도), 디지털 전환(스마트팩토리·클라우드·빅데이터) 영역까지 전방위적으로 신입·경력을 모집 중이다. 이번 채용을 통해 현대오토에버는 지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 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요구되는 차량 소프트웨어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서 대표는 “결국 우수한 클라우드와 데이터 레이크, 커넥티비티를 기반으로 뛰어난 서비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만이 글로벌 모빌리티 SW 경쟁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5개년 청사진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차그룹 전 차량에 부품 하드웨어를 통함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각종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 받아 차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강력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1조5000억원을 쏟아부어 매출 3조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계획대로라면 이 과정에서 UAM과 로봇, 스마트팩토리까지 그룹이 꿈꾸는 전 사업분야에 핵심으로 뛰어들게 된다.
현대오토에버가 가야 하는 길은 그룹의 꿈이자, 정부가 추진하는 모빌리티 정책의 길이다. 강력한 추진력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국내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차 신규등록 비중은 올 상반기 17%까지 치솟았다. 전동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신 트렌드는 더 화려하고 강력해지는 인포테인먼트에 있다. 특히 최적화된 소프트웨어가 필수다. 실제로 정부가 추산한 미래차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내는 부품은 배터리(4700만원 국민차 기준 1200만원)였고 다음으로 소프트웨어(1000만원)가 지목됐다. 차량내 전자 부품을 총괄 통제 할 OS개념의 소프트웨어(모빌진)를 개발해 2024년부터 현대차 전 차종에 공급하겠다는 게 현대오토에버 비전 중 하나다.
도로 구간마다 일종의 관제탑을 설치해 차량 센서의 인지기능을 보완, 안전한 주행을 돕는 필수 인프라 ‘C-ITS’는 정부가 택한 우리나라 자율주행의 바탕이다. 이 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술의 포인트는 현대오토에버가 가장 잘하는 ‘정밀 지도’에 있다. 때문에 2025년까지 4075km에 달하는 전국 모든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 C-ITS를 구축한다는 정부 정책에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다.
2025년 최초 상용화하고 2035년 대중화하겠다는 ‘나는 차’ UAM 역시 이 정밀지도가 활용 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될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와 로봇을 비롯한 전 산업영역에 클라우드를 입혀 더 똑똑한 사업장을 만드는 작업 역시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꼭 맞는 사업이다.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현대오토에버라고 서 대표는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