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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현지매체 미얀마 나우는 북부 사가잉주(州) 타무에서 군경이 이날 오전 병원 직원을 심하게 구타했다고 보도했다. 군경은 이어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에게 총을 겨누고 전화기까지 강탈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타무에서는 지난 주말에도 군경과 반(反) 쿠데타 시위대의 충돌에 인한 총격전이 이어졌다. 현지 소식통은 군경이 주택가를 향해 총을 발사하고 주민들이 사제 총으로 저항했으나 화력에 밀려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마을 주변에 저격수가 배치돼 있고 무인 드론을 감시에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장기화하며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된 쪽은 의료진이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의료진은 군에 대한 의료 지원을 중단했고 군정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의료진을 본보기로 처벌했다. 또 시위 참가자들의 대피나 치료를 막기 위해 병원에 총격을 가하거나 봉쇄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양곤에서 군경이 아시아 로얄 병원에 고무탄을 발사해 직원 1명이 다쳤고 시내 다른 병원도 군경 침입 등이 보고됐다.
양곤에 이어 사상자가 대거 발생한 바고에서는 군경이 사망자들의 시신을 돌려주는 대가로 12만 짯(약 9만6000원)을 요구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렇게 군부 만행이 끝없이 이어지자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마침 13일부터 최대 일주일간 이어지는 새해 물 축제 연휴인 ‘띤잔’이 시작돼 또 다시 군경의 대규모 탄압이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진다.
반(反) 쿠데타 운동을 이끌고 있는 핵심조직 중 하나인 총파업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을 통해 “띤잔은 군부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이며 국민의 힘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며 군부에 맞서 결집할 것을 당부했다. 불교와 기독교 등 종교 대표들도 새해를 앞두고 ‘구국기도회’를 열 것을 호소했다. 군부는 연휴를 맞아 군 병력을 재배치할 계획을 세웠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미얀마 주재 한국대사관은 “띤잔 연휴가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교민들에게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군부는 전날 아웅산 수 치 고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로 추가 기소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지난 2월 군부 쿠데타로 가택 연금된 수 치 고문은 두 번째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총 7건의 범죄혐의로 최장 징역 40년에 처해질 위기다. 수치 고문의 변호인단 소속인 민 민 소는 “수 치 고문이 자신의 변호인단을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재차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