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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신성장 2.0’ 시대 열렸다…항공·우주 사업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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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1. 03. 29. 17:22

한화시스템 1조2000억 유상증자…경영능력·승계자금 1석2조 효과
위성통신·에어모빌리티 등에 투입…2030년 매출 23조원 목표
김동관 그래픽
한화시스템이 위성통신·에어모빌리티 등에 대한 투자를 위해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최근 한화가 장남 김동관 사장이 태양광에 이어 항공·우주 사업을 이끌며 후계자로서의 경영능력은 물론 자신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주가보호 등의 긍정적 평가로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동관 신성장 2.0’ 시대가 막이 올랐다. 태양광이 ‘1.0시대’라면 항공·우주가 그 뒤를 잇는 ‘2.0시대’다. 선봉장은 한화시스템이 맡았다. 한화시스템은 한화솔루션에 이어 1조2000억원이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그룹의 또 다른 미래먹거리인 항공·우주 사업을 위한 실탄마련에 나섰다. 항공·우주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이기도 하고 최근 김동관 사장이 쎄트렉아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우주사업을 주도하는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을 맡으면서 한화그룹 내에서 부각되고 있는 사업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한화 3남’ 김동관·동원·동선이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도 유증에 참여함으로써 신사업 성과를 통해 향후 경영능력 평가와 승계 작업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의 한화시스템 보호예수가 5월에 끝나는 만큼 그 시점에 맞춰 유증을 실시함으로써 급격한 주가 하락을 예방하는 긍정적 시그널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경영능력에서 긍정적 평가는 물론 주가보호를 통한 승계 자금까지 확보해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9일 한화시스템은 이사회를 열고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7868만9000주가 새로 발행되며 예정 발행가는 1만5250원이다. 청약예정일은 6월3~4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6월23일이다. 한화시스템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약 2조1000억원 정도라 전체 시총의 절반 규모를 추가로 조달하는 셈이다.

한화시스템은 우주 항공 분야와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UAM(도심형항공교통) 항공모빌리티 분야 경쟁력 강화에 해당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3년 동안 저궤도(LEO·Low Earth Orbit) 위성통신에 5000억원, 에어모빌리티에 45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저궤도 위성통신 체계를 구축하고, 에어모빌리티 기체와 인프라·관제·서비스 및 항공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5년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에도 2500억원을 투자한다. 새로 투자하는 사업을 포함해 2030년까지 매출 2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 측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이 에어 모빌리티 사업의 핵심인 교통관리·관제 시스템에 활용되기 때문에 시너지가 기대돼 두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시너지를 통해 비용은 맞추고 효율은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은 방산분야에서 축적한 감시·정찰, 레이더 기술을 토대로 최근 항공·우주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해외 기업에 잇달아 투자하며 항공·우주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289억원을 들여 미국 개인항공기(PAV) 기업인 오버에어 지분 30%를 사들였고, 영국 위성 안테나업체인 페이저솔루션(현 한화페이저)을 149억원에 인수했다. 또 다른 위성 안테나업체인 미국 카이메타에도 322억원을 투자했다.

최근에는 그룹에서도 적극적 지원에 나서며 김동관 사장이 주축이 된 우주사업 총괄 조직 ‘스페이스 허브’도 신설했다. 한화시스템의 위성통신·영상장비 전문가를 비롯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 한화 무기체계 전문인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투자한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연구원 등이 참여한 우주기술 집합체다.

한화의 성장동력인 태양광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는 공을 인정받고 있는 김 사장이 또 다른 미래 성장엔진 항공·우주 사업까지 맡음으로써 탄탄한 승계 작업의 발판도 구축했다는 평가다.

김동관 사장이 50%의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이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미래 사업 확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도 내비친 셈이다. 특히 모빌리티는 인공지능·빅데이터·자율주행·차량용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기술의 총체로 현대차는 물론 SK·LG 등 재계가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로 성장 기대감이 높은 사업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전통적인 제조업을 넘어 태양광·수소·항공우주까지 미래 사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면서 “특히 차기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동관 사장이 태양광에 이어 항공·우주 등 신사업 중심의 성과를 도출한다면 경영능력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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