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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실탄 쏘는 미얀마군에 철판 방패·나무 활로 맞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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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3. 28. 15:37

Myanmar <YONHAP NO-2840> (AP)
27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경과 대치하기 위해 일부 시위대가 나무로 만든 사제 활과 화살을 준비하고 있다./제공=AP·연합
지난달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군경의 무차별 유혈진압에 4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다.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실탄을 발사하는 군경에 시민들도 바리케이드를 쌓고 방패와 나무 활로 맞서며 자기 방어에 나섰다.

현지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미얀마군의 날인 27일 미얀마 전역에서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반(反) 쿠데타 시위를 벌였다. 군경은 총탄을 쏘며 제압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시민 114명이 사망하며 쿠데타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제76회 미얀마군의 날 행사에 참석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 사령관은 정복 안에 방탄조끼를 두껍게 덧대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사실상 맨몸으로 군경에 맞섰다. 시위대는 자기 방어를 위해 대나무·벽돌과 나무상자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바리케이드와 함께 나무판이나 드럼통을 잘라 만든 ‘사제 방패’ 뒤에 몸을 숨기고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일부 시위대는 대나무를 이용한 사제 활과 화살을 만들어 쏘며 군경의 접근을 차단하기도 했다.

Myanmar <YONHAP NO-2455> (AP)
사제 철판 방패와 안전모 등을 준비하고 시위에 나선 미얀마 양곤 시민들의 모습.방패에는 시민(PEOPLE)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제공=AP·연합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우리도 나무나 폐공사자재 등을 쌓아만든 바리케이드, 사제 나무방패와 철판방패가 총알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다. 방패에 그려 넣은 문구와 미얀마 국기 문양 등을 국제사회가 보고 알아주길 바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A씨는 시위대 선봉대의 ‘필수품’으로 안전모·고글·방독면과 소화기를 꼽았다. 시위현장 여러 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소화기의 경우 군경이 최루탄을 터뜨릴 때 분말이 최루탄 입자의 확산을 막고 군경 시야도 차단해 추가 진압이나 조준사격을 막는 데 용이하다.

시민들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군부와 맞서고 있지만 화력을 앞세운 강경진압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28일 미얀마나우는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시민 44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군부는 테러를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어 민간인 희생이 더욱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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