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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로이터통신·미얀마나우 등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는 반(反) 군부 쿠데타 시위와 무관한 어린이들도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나우는 7살 소녀 킨 묘 칫이 집안으로 갑작스레 쳐들어온 군경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보도했다. 갑자기 집에 침입한 군경은 가족들이 다른 사람들을 숨기고 있다고 의심하며 킨 묘 칫의 아버지에게 총을 쐈다고 유족들은 전언했다. 그러나 무릎에 앉아 있던 킨 묘 칫이 총을 맞았고 이어 19살 오빠까지 폭행했다. 킨 묘 칫은 군경이 떠난 후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날 만달레이에서는 집 문을 잠그다 가슴에 총을 맞고 숨진 14살 소년 툰 툰 아웅을 포함해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성년도 안 된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일에는 만달레이에 있는 찻집에서 일하던 15살 소년이 군경의 총에 숨을 거뒀고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도 15살 고등학생이 사망했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은 어린이 희생자까지 나오고 있지만 군정은 오히려 사망자 수를 축소하고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하고 있다.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시위 진압으로 164명이 숨졌다며 유감을 표했다. 군정이 발표한 수치는 전날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발표한 최소 사망자수 261명에 비해 턱없이 적다. 대변인은 “폭력시위자들이 기물을 파괴했다”고 주장하며 “군경 중에서도 희생자 9명이 나왔다. 이들을 평화 시위대라 부를 수 있는가”라며 시위대에 책임을 전가했다.
군부 만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업에 동참한 공무원·준공무원들도 군부의 명령을 거절하고 짐을 싸 관사를 떠나는 등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매체인 이라와디는 24일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관사를 비우라는 군부 명령에 만달레이 철도노동자들 450가구, 1000명 이상이 지난 주말 동안 짐을 싸서 관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양곤에서도 철도노동자와 가족 1000명 이상이 업무 복귀를 거부하고 관사를 떠났고 정부 병원 소속 의료인들도 관사를 비웠다. 이들은 “군부가 월급과 주택지원을 끊는다 해도 군부가 물러날 때까지 시민불복종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도 군부에 등을 돌리며 민주진영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군정이 다가오는 27일 국군의 날 행사에 이들을 초청했으나 불참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렌민족연합(KNU)은 “존엄성·인간애·정의와 모두를 위한 자유를 보여주는 행사에만 참석할 것”이라며 군정과 선을 그었다. 전(全)버마학생민주전선(ABSDF)·파오민족해방기구(PNLO) 등도 불참할 뜻을 피력했다.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에서 군정의 탄압을 피해 도망친 문민정부 정치인·반쿠데타 시위대와 파업 중인 공무원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민정부의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 함께 연방군 창설 등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