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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 꿈꾸는 미얀마 군부 탄압 이어져…임시정부는 첫 대중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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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1. 03. 14. 14:32

Myanmar <YONHAP NO-2818> (AP)
13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제공=AP·연합
“눈 앞에서 죄 없는 시위대를 살해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볼 수는 없었다. 정녕 쏘겠다면 나를 쏘라고 했다. 나를 쏘면 기꺼이 죽으려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3일 전한 미얀마 안 누 따웅 수녀의 말이다. 그는 무장경찰 앞에 두 차례 무릎을 꿇고 무력진압을 하지 말 것을 호소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안 누 따웅 수녀의 바람과는 달리 미얀마 군부의 유혈진압은 그치지 않고 있다. 유혈진압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00명에 육박했고 군부는 재집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현지 매체인 이라와디에 따르면 전날 미얀마 군경에 의해 최소 9명의 미얀마 국민이 또 사망했다.

이날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연좌시위를 하던 사람들이 군경의 무차별 총격을 받았다. 불교 승려를 포함한 20여 명이 총격을 받았고 시민 5명이 사망하고 상당수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고 지역에서도 19살의 미얀마 대학생이 총격으로 숨졌고 4명이 실탄에 맞았다. 최대 도시인 양곤에서는 최소 2명이 사망했고, 중부 마궤 지역에서도 1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시민이 체포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 후반의 학생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의 유혈진압에도 불구하고 양곤에서는 시민들이 야간에도 촛불집회를 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비무장한 반(反) 쿠데타 시위대에 대한 강경탄압을 계속하고 있는 군부는 쿠데타 이후 재집권을 위한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군부는 우선 수 치 고문이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추가로 제기했다.

지난 11일 군사정권의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수 치 고문이 표 민 떼인 양곤 주지사로부터 2017년 12월∼2018년 3월 60만 달러(약 6억8천만원)의 불법 자금과 금 11.2㎏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기존에 씌워진 4개 혐의까지 더해져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장 징역 24년 형이 된다. 현재 75세인 수 치고문의 정치 활동을 끊어버리겠다는 심산이다.

군정은 선거제도 개편을 통한 집권도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킨 마웅 우 연방선관위원회 위원이 선거제도를 비례대표제로 전환하기 위해 이를 주장하는 정당들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군부가 연방선관위원들을 친군부 인물로 대체하고, 군부에 유리한 비례대표제로 바꾸어서 재집권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들은 미얀마 내 90여 개 정당 중 30여 개는 군부의 정치적 협력자로 분류되는 만큼,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민주 진영이 의회 내 지배력을 잃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웅 산 수 치 고문의 문민정부 계승을 표방한 임시정부 성격의 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가 13일 첫 대중연설을 하며 본격 행보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로 구성된 CRPH가 임명한 만 윈 카잉 딴 부통령대행은 페이스북을 통한 대중연설에서 “지금은 미얀마에 있어 가장 어두운 순간이지만 여명이 멀지 않았다”며 “이번 혁명은 수십 년 동안 억압을 겪어 온 모든 민족 형제가 바라는 민주주의를 얻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을 기회”라고 밝혔다.

CRPH는 이날 연설에서 군부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한편 △군부에 맞서 단결할 것 △시민불복종운동(CDM) 참가와 장려 △2008년 군부제정 헌법 폐지 등을 촉구했다. CRPH는 쿠데타로 인해 문민정부 내각이 활동을 못 하게 된 만큼 별도로 장관대행 등을 임명하고 국제사회에 자신들을 합법적인 문민정부로 인정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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