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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3일은 미얀마 쿠데타 발생 이후 가장 많은 피를 흘린 날”이라며 “쿠데타 이후 총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얀마 전역에서 군부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진 3일은 군경이 실탄을 동원해 시위대를 강경진압해 사망자가 속출했다. AP통신은 미얀마 현지 데이터 전문가를 인용, 하루에만 최소 3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18명이 숨진 ‘피의 일요일’보다도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평화적으로 문민정부 복귀를 요구하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에게 자행된 폭력에 간담이 서늘하고 끔찍하다”라고 비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이 미얀마 군정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국제사회도 “자국민을 향한 미얀마군의 잔혹한 폭력을 모든 나라가 한 목소리로 규탄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버마(미얀마)에서 현지 군정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그 영향력을 버마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건설적으로 활용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중국을 향해서도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미얀마 군정에 현지에 구금된 AP통신 기자 등 6명을 석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부는 내외신 기자 6명을 공공질서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망자 중 다수가 머리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지며 군경이 비무장 민간인들을 상대로 조준 사격을 하고 있다는 의혹과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주요 도시의 높은 철탑·건물 등에 저격용 소총을 들고 시위대를 겨냥하고 있는 군경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저격수의 시야를 방해하기 위해 연막탄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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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2P 개념은 지난 2005년 유엔 정상회의에서 결의하고 2006년 안전보장이사회 추인을 거쳐 국제규범으로 확립됐다. 이후 2011년 리비아 사태 때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축출할 때 적용되기도 했다. 미얀마 국민들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 우리는 R2P가 필요하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행동에 나설 것인가”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