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알리바바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끝이 없어 보인다. 새해 벽두에는 중국판 틱톡으로 불리는 쯔제탸오둥(字節跳動·바이트댄스)그룹의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이 칼을 맞았다. 당연히 원인은 포르노 영상과 관련한 정보를 플랫폼에 올린 더우인이 제공한 것으로 보여 할 말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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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포르노와 불법 출판물 퇴치 판공실 직원들이 외설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더우인도 이들의 감시를 피해가지 못하고 벌금을 물게 됐다./제공=인터넷 포털 사이트 텅쉰(騰訊).
관영 신화(新華)통신의 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 기구인 포르노와 불법 출판물 퇴치 판공실은 전날 “외설스러울 뿐 아니라 포르노적이면서 저속한 정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더우인에 대해 법이 정한 최대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판공실 측은 그러나 더우인에 철퇴를 가하면서도 벌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ICT 전문가 차오치민(曹啓敏) 씨는 “포르노와 불법 출판물 퇴치 판공실의 임무는 분명하다. 당연히 할 일은 했다고 볼 수 있다. 수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주목되는 사실은 벌금보다는 조치가 가지는 상징성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사태의 본질은 벌금 액수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벌금 부과는 차오 씨의 말대로 거대 ICT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당국의 신호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최근 알리바바 등에 가하는 압박의 연장선상이라고 봐야 한다는 말이 된다. 신화통신이 이번 벌금 부과에 대해 “당국은 인터넷 기업들에 지속해서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할 것이다. 대상이 누구든 이런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더우인은 처벌을 받은 첫 번째 기업도 아니다. 마지막 기업도 아니다. 모든 기업들은 규제 당국으로부터 동동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한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렇다고 단언해도 좋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ICT 기업들을 대상으로 포르노와 불법 출판물 퇴치를 위한 강도 높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기 어렵다. 따라서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ICT 기업들과 사이버 공간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동안 당국의 배려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고속 성장해온 ICT 기업에게는 전례 없는 시련이 닥치게 됐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