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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인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입니다. 그는 셋째 아들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손을 꼭 잡고 빈소에 들어섰는데요,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설 때도 아들 김동선 전 팀장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할 때도 김 회장 옆에는 김동선 전 팀장이 있었습니다. 첫째 아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둘째 아들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도 고(故) 이건희 회장 빈소에 조문을 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취재진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습니다.
김동선 전 팀장은 두 형과 달리 한화 계열에서 맡은 직책이 없습니다. 큰형 김동관 사장은 한화그룹의 실질적인 승계자로, 재계에선 하버드대 출신 모범생 ‘엄친아’로 통합니다. 그는 지난달 28일 입사한 지 10년 만이자 부사장 임명 9개월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습니다. 작은형 김동원 상무는 한화생명에서 주요 사업을 주도하며 나름의 경영 승계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김 사장에 이어 김 상무도 연말 예정된 2021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김 전 팀장도 짧게나마 한화에 몸담은 적이 있긴 합니다. 2014년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한 뒤 2016년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2017년 자리에서 물러났고, 독일로 건너가 레스토랑 운영과 종마사업을 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아들이 거듭 구설에 휘말리고, 그를 먼 타지까지 떠나보내야 했던 김 회장은 아버지로서 얼마나 마음이 착잡했을까요. 자꾸만 한화그룹을 겉도는 아들을 보며 김 회장은 측은지심(惻隱之心)에 아마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날 이건희 회장의 장례식장 현장에서 본 부자(父子)의 모습이 꼭 그랬습니다. 보통 막내아들은 손위 형제보다 부모에게 더 살갑게 잘한다고 하죠, 조문 내내 김 전 팀장 손을 꼭 쥔 모습을 보며 그가 김 회장에게 가장 대하기 편한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아들이 작년 독일에서 귀국해 올해 4월부터 국내 사모투자펀드운용사에 다니다 최근 사표를 냈습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에 재입사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 그리고 셋째 아들까지 한화 3세 경영권 승계의 삼각축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듯 합니다. 앞으로 김 전 팀장이 한화그룹에서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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