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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래 인공지능 선도국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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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림 기자

승인 : 2020. 04. 02. 18:00

서영주 교수 프로필 사진
서영주 포항공과대학교 인공지능대학원 교수/제공=과기정통부
2020년, 희망으로 맞이한 새해는 우울하고 불안한 소식으로 시작되었다. 새해 조금씩 언론에 언급되기 시작했던 코로나19는 놀라운 속도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 우리나라는 물론 선진국들이 몰려있는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민을 공포로 몰아놓고 있다. 이 눈에 보이지도 않은 바이러스는 수많은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서 더욱더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꽃 피는 봄이 왔건만 봄을 느낄 수가 없다.

그런데 중국에서 시작된 이 무시무시한 코로나19는 확산 초기에 인접국인 우리나라에 급속히 전파되어 다른 나라로부터 입국을 금지당하는 일이 벌어지며 우리나라 국민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3월 말인 현시점에는 오히려 가장 대응을 잘한 모범국으로써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로부터 코로나 대처 노하우 전수 및 의료장비 지원요청을 받을 만큼 잘 대응을 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던 국가로부터 타국의 부러움을 받는 국가로의 변신은 우리 국민에게는 익숙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일제 식민지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지구상 최고의 빈민국가 중의 하나였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고 빚을 져서 도로를 만들고 공장을 짓고 기계와 원자재를 수입하여 값싼 노동력으로 만들어진 완제품을 수출하면서 조금씩 가난을 벗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어려웠던 시기에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그것, 그리고 우리나라를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시키게 만드는 동력이 된 그것은 바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과 노력이었다.

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기술혁명의 시대에 진입해 있다. 그 혁명의 핵심기술 중의 하나가 바로 인공지능 기술이며 인공지능은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큰 영향력이 있는 기술로 우리나라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보다 앞서서 일찍부터 인공지능을 준비한 미국 등의 선진국이나 막대한 자금과 국가적인 지원으로 미국을 추월하려는 중국 등의 기술 경쟁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우리도 많은 준비와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정부도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많은 고민과 함께 다양한 지원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정부 지원사업 중의 하나는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시행한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사업으로 인공지능 분야에 세계적인 연구역량을 갖춘 석박사급 고급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선진국 대비 부족한 인공지능 고급인재를 집중 육성하여 미래 국가 경쟁력 제고를 이루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고급인재를 제대로 육성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고급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 전문가를 교원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인 수요폭발로 인해 인공지능 핵심 전문가 확보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핵심인재를 양성할 능력이 되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배출되는 인력의 수를 많이 확보하기 위해 무작정 많은 대학을 선정하여 인력양성을 주문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수라도 고급인재 양성이 가능한 대학을 잘 선별하여 그곳에서 고급인재를 집중 육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듯 하다.

인공지능 핵심 인재양성과 더불어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 융복합 인재양성이다. 좋은 성능의 인공지능 핵심 알고리즘을 전문분야에 접목시켜 제품 생산성 및 품질을 높이는 데 공헌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융복합인재 양성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융복합 인재양성에 적합한 대학들은 많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인공지능 인력양성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여 지원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즉, 인공지능 핵심 기술(AI)을 집중 연구하는 대학원 지원과 도메인 지식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융복합기술(X)에 특화된 대학원 지원이다. 소위 AI+X에서 AI에 강점이 있는 대학에서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의 인공지능 핵심분야 인재 양성을, X에 강점이 있는 대학에서는 인공지능 활용 융복합 인재양성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대학원과 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로 구분하여 인공지능 핵심 및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시행하는 것은 제대로 잘 방향을 잡은 것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발전을 이룬 경험을 축적한 국민이다. 외세의 침략에도, 바이러스의 침략에도 전 국민이 위기의 상황을 잘 극복해 왔고 지금도 또한 그러고 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부할 수도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에 지금은 선진국에 비해 조금 늦게 준비를 시작했고 기술적으로 뒤쳐져 있지만, 과거에 그랬듯이 우리 모두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신기술을 제대로 연구하고, 가르치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대열의 맨 앞에 서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장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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