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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한·러 정상회담을 위해 2일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사드 외교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를 다녀온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1일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 “러시아가 사드 배치에 ‘침묵’하고 있는 것은 한국에 더 큰 경제 협력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침묵’을 지키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한국 정상이 주변 4대 강대국 중에 하나인 러시아를 정식적으로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포럼 참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러시아 측은 많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임기를 1년 반 가량 남겨 놓은 박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에는 러시아를 직접 찾아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 방문에서라도 러시아에 대한 ‘적절한 4강 예우’를 해줘야 사드 배치를 비롯해 북핵·북한 문제 해결, 경제 협력에서 어느 정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종수 글로벌경제평화연구소 이사장(전 러시아 공사)은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유럽에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구축할 때 러시아는 사활을 걸고 결사 반대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의 MD로 간주하는 사드 배치까지도 ‘침묵’하면서 지금 한국과의 경협을 엄청나게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에 이어 곧바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4~5일 중국 항저우를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정상회담을 한다.
중국 전문가인 유동원 국방대 교수는 러시아와 함께 사드 배치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시 주석에게 박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사드 배치 과정에서 이웃나라들을 충분히 배려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받은 ‘충격’을 국내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 사드 문제 자체를 다분히 ‘과잉’ 대응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면서 “동북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주변국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대북제재와 한미동맹 측면에서도 현재의 ‘사드 배치 구도’를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중국이 단기적으로 경제 보복을 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가 적당히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중국에 절대로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