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은 신진우 산부인과 교수가 국내 3개 3차병원의 초기(1~2기) 자궁경부암 환자 중 대사증후군 여부 분석이 가능한 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사증후군이 암의 재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초기 자궁경부암에서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와 재발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으로 “Tumor biology”에 게재됐다.
교수팀은 대상자 84명을 대사증후군 40명 A그룹과 비대사증후군 44명 B그룹으로 나누고 3년 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의 자궁경부암 재발률은 15.47%(13명)였다. 하지만 A그룹의 재발률은 22.5%(9명)로 B그룹의 9%(4명) 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경부암 재발률이 약 3배 이상 높다는 것이 교수팀 설명이다.
B그룹의 경우 무재발생존기간은 A그룹 보다 길었고, 2년 내 재발이 한 건도 없었다. 특히 두 그룹의 잠재적 교란요인(연령·병기·보조적 요법 등)을 조정한 결과, 두 그룹의 재발률을 결정한 세부요인은 고중성지방혈증(P밸류:0.025점)과 공복혈당장애(P밸류:0.026점)이었다고 교수팀은 덧붙였다.
신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심혈관질환과 당뇨 발생의 고위험 요인이라는 점 외에도 암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역학조사 결과 대사증후군은 다양한 암의 발생 및 사망률 증가와 연관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대사증후군 환자나 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증후군 요소를 가진 환자는 자궁경부암 발생의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죽상동맥경화증 등의 질환이 발생하는 ‘대사증후군’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환자는 당뇨병이 없더라도 정상인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확률이 평균 1.5~3배 정도 높다. 또 당뇨병이 생길 확률은 3~5배 가까이 증가한다. 그 외 지방간,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등의 발병률도 높다.
대사증후군이 암을 발생시키는 기전으로 인슐린유사성인자 자극, 고인슐린혈증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 과다지방조직, 포도당 과잉에 의한 활성탄소(ROS), 중성지방의 증가 등이 꼽힌다.
한편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되는 질병으로, 여성 암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많다. 최근에는 자궁경부암 조기 진단이 늘었지만 여전히 재발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자궁경부암 1, 2기 환자들 중 30%까지는 여전히 재발을 경험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았더라도 재발을 조심해야 한다. 1차 치료를 무사히 끝냈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지고, 삶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