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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공포 긴급진단]한국, 20년 전 일본과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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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영 기자

승인 : 2015. 01. 12. 06:00

고령화·건설경기 침체 등 …디플레이션 직전 日과 유사
'잃어버린 20년' 피하려면 당국 적극적 정책대응 펼쳐야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1990년대 초 디플레이션에 진입하기 직전 일본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정책대응 탓에 경기회복의 기회를 놓쳤다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침체에 따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수요부진에서 촉발된 일본식 디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CPI 상승률은 1.3%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990년대 5.7%에서 2000년대 3.1%, 2010~2013년 1.3%로 지속적인 하락세다.

고령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만성적 내수부진과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실적 부진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1998년 디플레가 발생하기 직전 일본의 장기 불황기와 닮았다는 점에 집중한다.

일본의 디플레가 1998년 갑자기 발생한 것은 아니다.

LG경제연구원의 ‘일본으로투버의 교훈:디플레 경계심 높여야’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저물가의 침체국면이 지속됐다.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기업과 금융부실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면서 생산과 고용이 위축되고 다시 수요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지속됐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80년대 평균 4.5%씩 성장했던 경제는 버블붕괴 이후 1993~1998년의 불황기 중 1.4% 성장률로 급전직하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80년대 1.9%에서 0.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제 지표를 통해 현재 국내 경제상황이 디플레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디플레
한국과 일본의 디플레취약성지수 비교. /출처= 한국경제연구원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국제통화기금(IMF) 디플레 취약성 지수’를 통해 디플레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현재는 ‘보통’ 수준이나 지난해 2분기 이후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 디플레 지수는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0.31을 기록하고 2분기에는 0.38로 상승했다.

변 실장은 “일본도 1991~1992년 우리와 유사했으나 그 이후 디플레 취약성 지수가 크게 증가했다”면서 “일본의 경우를 감안하면 디플레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디플레가 적절한 정책대응 실패에서 촉발됐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한다. 일본중앙은행이 경제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으로 통화정책 대응속도가 느렸고, 인하수준도 과감하지 못했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일본은 디플레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고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오랜기간 디플레에 빠졌다”면서 “지속적으로 디플레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과감한 정책대응으로 상황을 호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부채 부담 때문에 정부가 재정정책을 완화하는 것은 여의치 않을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은 여지가 있는 만큼 금리 조정 등의 과감한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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