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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내 혹은 애인의 생리주기를 알고 계십니까?

당신은 아내 혹은 애인의 생리주기를 알고 계십니까?

기사승인 2008. 10. 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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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으로 인하여 처음으로 자신이 이 지구라는 태양계의 제3혹성에 사는 인류의 일원이라는 것을 생생하게 실감하게 됐다. 나는 지구에 살고 있고, 지구는 태양의 둘레를 회전하며, 그 지구의 둘레를 달이 회전하고 있다.…(중략)…내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아내가 거의 정확하게 29일을 주기로 생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달의 참·이지러짐과 완전하게 호응하고 있었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그의 소설 ‘태엽갑는 새’에서 결혼한 주인공을 빌어 여성의 생리에 대해 표현하는 부분이다.

한 달에 한 번 여성들만 겪는 생리. ‘그 날’이면 힘겨운 하루를 보내는 여성들. 속 시원하게 하소연 할 곳도 없는 여성들은 문득 남편이나 애인이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감동하게 마련이며 생리주기를 잘 알고 활용하면 성생활과 삶이 보다 윤택해질 수 있다.

가임여성의 신체·생활 리듬은 생리주기에 따라 변화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중한 생명을 낳기 위해 28일을 주기로 신체에서 반복되는 여성생리를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은 여성자신 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몫이기도 하다.

◇생리는 여성만의 문제? = 사실 생리와 관련해서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의 생리는 ‘조용히’ 처리해야 일로만 여겨지고 있고 일종의 금기어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한 생리대 생산업체가 10~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가 배란 예정일 계산법을 모른다고 답해 성과 건강에 대한 지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도 이러한데 남성이야 오죽하랴. 하지만 많은 여성들과 전문가들은 남편, 혹은 애인도 여성의 생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직장인 구모(27)씨는 “벼르고 별렀던 약속이라도 여자들끼리는 ‘그날이다’ 한마디면 ‘집에가서 쉬어라’라는 답이 돌아올 정도로 서로 잘 이해하고 있지만 정작 남자친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성생활에 있어서 여성들은 생리 기간이라면 여성들은 부드러운 애무나 따듯한 말로 심신을 안정시켜주길 바란다는 것이 거의 공통된 의견이다.

남편에게 생리기간이라고 이야기도 안했는데 “오늘 몸도 안 좋았는데 고생 많았어”라고 말을 건네며 어깨를 주물러 준다면 감동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다.

박영철 하이미즈 한의원 원장은 “여성들은 생리주기에 따라 심리적으로 신체적으로 극심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며 “본인은 물론 남편이나 애인이 이런 여성의 흐름을 잘 이해하면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성의 몸과 마음 변화시키는 생리 = 가임기간의 여성의 호르몬 주기는 대부분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생리와 관련해서는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프로게스테론의 분비량이 규칙적인 패턴을 그린다. 이들 호르몬들이 교대로 뇌세포에 드나들면서 일련의 감정과 욕망 등을 불러일으킨다.

생리주기 초기에 일어나는 임신충동은 테스토스테론이 주로 관여한다. 미혼의 여성의 경우 충동적으로 남자를 사귀어 후회할 수 있다. 또 생리 주기 후반부에 여성들은 평소보다 예민해져 남성과 갈등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높아지면 언어 능력과 기운이 약해져 자신감이 줄어들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싶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여성의 내부 리듬을 이해하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무원인 고모(30)씨는 “직장에서도 좀 신경질적으로 반응했다 싶으면 남성 동료들이 생리를 들먹거리면서 수군거리는 걸 듣고 기분이 상했었다”며 “남성들이 여성의 생리를 이해하기란 힘들겠지만 좀 더 배려해주지 못하는 풍토가 아쉽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생리를 배려한 ‘생리휴가제’나 ‘생리공결제’는 현재 논란에 있다. 이는 여성이 생리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인 변화가 개인적일 수 있고 때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생리를 바라보는 사회풍토상 사용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교육공무원인 홍모(29)씨는 “생리휴가제가 있다고 하는데 써 본적도 없고 주변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개인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직장분위기상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생리중 성관계 안전할까? = 여성의 생리 주기 중 배란일은 보통 생리일의 14일 전이다. 하지만 임신기간은 정자와 난자가 살아있는 시간을 포함한다. 정자가 여성의 몸속에서 3~5일 정도 살 수 있고 난자의 생존기가 2~3일 것을 감안하면 임신가능기간은 생리 11일전에서 19일 전이다.

예를 들어 생리주기가 28일인 여성이 10월 1일 생리를 시작했다면 다음 생리는 10월 29일이며 배란일은 10월 14일 임신이 잘 될 가능성이 높은 시기는 10월 11일(생리 19일전)에서 18일(생리 11일전)이다.

여성들은 보통 임신에 대한 욕구가 강한 생리 전과 호르몬의 분비가 다시 왕성해지기 시작하는 생리기간이 끝난 후 성욕이 강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개인차가 심하다.

그렇다면 생리기간 중의 성관계는 여성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직장인 이모(39)씨는 “어쩌다 생리기간에 남편과 성관계를 가졌는데 오히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통증도 완화시켜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씨의 경우는 성관계로 인한 쾌감에서 비롯되는 엔돌핀과 같은 호르몬에 의한 작용이지 여성의 결코 좋은 것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다.

질점막이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 위생적으로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또, 생리라는 것 자체가 임신이 안되어 새로운 준비를 위한 배출현상이어서 임신확률이 떨어질진 몰라도 전혀 임신이 안 되는 건 아니다. 배란주기가 불규칙한 여성들도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생리에 대한 상식]

여성의 자궁내막은 주기적으로 분비된 호르몬에 의해 증식, 배아의 착상을 준비한다. 임신이 되지 않으면 자궁내막이 저절로 탈락되는데 이를 생리(월경)이라 부른다.

주기적인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을 경우 불임이나 습관성 유산 혹은 기능성 자궁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생리간격은 평균 28일이고 개인적으로 조금씩 차이를 보여 21일에서 35일 사이의 간격이면 정상이다.

초경으로부터 5~7년 후까지는 생리간격이 길다가 그 후 점차 짧아지면서 규칙적인 간격을 보인 후 평균 40~42세 까지는 규칙적인 생리를 하게 된다. 생리 간격은 난포의 성장발생속도와 질에 의해 결정되는데 30대 후반에는 난포자극호르몬이 소폭 증가하고 인히빈이 감소하면서 난포 성장속도가 빨라져 월경주기가 짧아진다.

폐경 10~15년 전부터 난포의 손실이 많아지며 37~38세가 되면 난포수가 감소한다. 폐경 2~4년전부터 월경주기가 다시 길어지고 난포가 모두 소실되면 폐경이 된다.

생리는 시작일 24시간만에 50%정도가 배출되며 지속되는 기간은 2~6일이다. 생리혈 내에는 자체 분해된 자궁내막 기능층, 염증반응 물질, 적혈구, 단백질 분해효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생리혈의 양은 30㎖정도가 보통이며 20㎖이하이거나 80㎖이상이면 비정상으로 본다.

2001년 여성건강간호학회에 실린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성들은 월경전에 쉽게 피곤해지고 기분이 저조해지거나 두통 및 복통 등의 신체적 증상을 생리가 시작되는 신호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에서 여대생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경 연령은 13~14세가 62%로 가장 많았으며, 월경주기는 22~28일이 86%로 가장 많았다. 규칙도는 5일 정도 차이가 있는 경우가 5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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