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복장은 한층 두꺼워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한복을 입었고, 손에는 장갑, 목에는 목도리를 두르는 등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도 아침 추위를 가늠할 수 있었다.
아시아투데이는 이날 영등포역, 구로디지털단지역, 도곡역에서 추위에 맞서 출근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취재했다.
◇ 힐도 못 신고… 스마트폰은 포기 못해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잠실로 출근하는 이수미 씨(여·28)는 “바닥이 미끄러워 넘어질까 봐 힐을 안 신고 운동화를 신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 들어가는 것이 고역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빨리 실내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버스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추운 날씨 탓에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나머지 손으로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을 쥔 손이 시리면 다른 손으로 전화기를 쥐는 식이었다.
김유민 씨(여·24)는 “이제는 길거리에서 잠시 짬이 나면 스마트폰을 만지는 게 습관이 돼서 추워도 기계적으로 폰을 보게 된다”며 “스마트폰용 장갑을 구입하든지 해야겠다”고 말했다.
◇ 한국, 너무 춥다는 외국인의 고백… 수도관 동파 소식도 잇따라
영등포역에서 만난 인도인 라이아니 씨(여·31)는 구로병원에서 간호사로 재직 중이다. 라이아니 씨는 “한국의 겨울이 이토록 추운지 몰랐다”며 “인도는 겨울이라도 이렇게 춥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날씨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영등포역에서 경비 일을 하는 박덕남(남·52)씨는 “올해 처음 내의를 입었다”고 했다. 그는 “매일 아침 물걸레로 역전을 청소하는데 걸레는 물론 수도관까지 얼어있는 상태였다”며 “날이 풀려서 아침 청소가 수월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 중무장한 강남 증권맨
금융회사가 밀집한 도곡역에서 출근을 서두르던 시민들은 오리털 점퍼와 귀마개, 마스크를 쓰는 등 영하의 날씨에 ‘중무장’한 상태였다.
김대성 씨(남·41)는 “어제만 해도 얇은 외투를 입었지만 오늘은 도저히 안 돼 오리털 점퍼를 입었다”며 “날씨가 추워지니 아침에 무엇을 입을까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겨울용 점퍼나 코트 등을 몇 벌 더 마련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털모자를 뒤집어쓰고 출근한 박 모 씨(27·여)는 “아침에 일어나면 추위 생각에 걱정부터 앞선다”며 “추위에 부들부들 떨면서도 빙판길에 넘어지지 않으려 주의해야 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