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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규제 강화에 당혹한 재계...대책마련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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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 이유나 기자

승인 : 2013. 04. 12. 06:01

*<도 넘은 대기업 옥죄기>상)고민하는 재계
지난 3월14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가운데) 등 회장단이 재계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제공=전경련
아시아투데이 이규성·이유나 기자 = 감사원이 10여년 전 사례를 들춰내며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등 편법 증여에 대한 과세 요구에 나서자, 재계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연봉 5억원 이상의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연봉을 공개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국세청은 1000여개 대기업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내걸고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고 나서자 재계는 '일감줄이기'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규제를 골자로 한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대기업들은 표면적으론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칫 부정적인 목소리를 낼 경우 반(反)기업 정서를 등에 업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총수 오너 일가에 대한 편법증여에 대한 과세 움직임에 대해 A그룹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한 과세라면 당연히 따르는 게 순리이며 등기임원의 연봉 공개도 법으로 시행되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그룹전산망, 특히 시스템통합(SI)의 경우 기업 비밀이 공개될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계열사 SI업체 이용이 필수인데 이를 몽땅 일감 몰아주기로 몰아붙인다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은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재계에선 비리 기업인에 대한 처벌 강화도 법에 정한 만큼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을 의식해 과중한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 총수들이 생기면서 '역차별'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B그룹의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총수는 유전유죄가 됐다"며 "돈이 있으면 처벌을 더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과연 국민경제에 도움이 될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정부가 경제 민주화의 최우선 과제로  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규제에 나서자 일부 기업은 아예 오너일가 소유 기업의 계열사 일감을 줄이기 위한 TF까지 가동했다.

한 대기업의 경우 오너 일가가 100%지분을 소유한 비상장사의 계열사 매출 비중을 그룹의 재무팀 지휘하에 해마다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가고 있다. 실제로 2년 전만해도 99%에 달했던 계열사 매출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일각에선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현행법에서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미진한 부분에 대한 개선쪽으로 정책의 중심이 옮겨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는 “균형성장, 소득불균형, 경제주체들의 조화 등은 이미 여러제도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면서도 “물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재벌 총수들의 연봉공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현재 법안대로는 재계서열 2·3·4위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최태원 SK(주)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함께 지주회사나 계열사 등기이사로 선임된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등이 연봉공개 대상자에 포함된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연봉공개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GS그룹 관계자는 “허 회장도 총수 연봉공개 대상에 포함됐지만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기업에서는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를 의식해 다소 부정적이다.

B그룹 관계자는 “등기임원의 월급공개는 사생활 침해 여지가 있다”며 “등기임원 월급을 공개해야 한다면 상장사나 비상장사, 시민단체들도 월급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C그룹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과 임직원을 굳이 비교해서 임직원 연봉까지 공개해야할 필요가 있느냐”고 설명했고, D그룹 관계자도 “기업활동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강조해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지도록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규성 기자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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