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국 기업 넘어서
삼성·LG, '프리미엄 TV' 내세워…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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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TV 브랜드인 TCL(13.9%), 하이센스(12.3%), 샤오미(5.1%)의 지난해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이 31.2%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17.6%), LG전자(10.8%)를 합산한 28.4%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 기업들의 TV 시장 점유율이 한국 기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기업들은 BOE, CSOT(TCL) 등의 자국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생산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고, '저가형·저품질'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니 LED, 8K, AI 업스케일링 기술 등의 성능 향상에 힘써왔다. 특히 인도, 동남아 등 북미와 유럽을 비롯한 신흥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기에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평가다.
중국 기업들의 매서운 추격은 계속돼 왔다. 2021년 한국 기업들의 TV 출하량 점유율은 32.6%로, 중국 기업(26.3%)보다 6.3%p 높았다. 그러나 2022년에는 한국이 31.3%, 중국이 28.4%를 기록하며 2.9%p로 격차가 줄었고, 2023년에는 한국 29.8%, 중국 29.6%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결국 중국이 한국을 역전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AI 및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국 기업들과의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실제로 한국 기업들의 지난해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매출액은 중국 기업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삼성전자는 28.3%로 1위를 기록했고 LG전자는 16.1%로 2위를 지켰다. 이어 TCL(12.4%), 하이센스(10.5%), 소니(5.4%)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TV 시대를 선언한 뒤 Neo QLED, OLED, 초대형 및 라이프스타일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을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이러한 전략 덕에 19년 연속 매출액 기준 전 세계 TV 시장에서 1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500달러 이상 TV 매출액도 49.6%로 1위였으며, 80형 이상 대형 TV 매출액 역시 30.9%로 1위였다.
LG전자는 OLED 시장을 공략해 12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냈다. LG전자는 지난해 OLED TV 출하량과 매출액에서 각각 52.4%, 49.3%를 기록하며 1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75형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는 출하량 기준 57.5%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에서는 여전히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품질과 기술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올해는 프리미엄 TV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삼성과 LG의 전략이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저가 시장을 중국에 계속 내준다면 전체 시장 점유율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중저가 OLED 라인업을 확대하거나 신기술 TV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