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잡기 대책에 기대인플레도 하락
전문가 "정치 불확실성 등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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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혼란으로 추락했던 소비심리가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작용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2로 한 달 전보다 4.0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지수가 12.3p 급락한 이후 두 달 연속 오름세의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다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엔 "내수경기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향후경기전망이 73으로 지난달 보다 8p 올랐고, 생활형편전망(93·+4p), 현재경기판단(55·+4p), 소비지출전망(106·+3), 가계수입전망(97·+1p) 등도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99로 전월보다 2p 하락해 지난해 3월(9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 평균(107)보다는 8p 낮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9월 119를 찍은 뒤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전환과 매매 감소 등의 여파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1년 후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99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완화 시그널'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보다 2p 올랐다.
향후 1년간의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3년 후와 5년 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각 2.6%로 전월과 같았다. 농산물과 신선식품의 물가 상승폭 축소와 정부의 물가잡기 대책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소비자심리지수가 일부 회복했지만, 12월에 워낙 크게 떨어져서 장기 평균을 밑돌고 있다"며 "미국 통상정책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13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