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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 ‘김동하’ 결단에 수익 숨통… 롯데免, 반등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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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5. 02. 20. 17:46

팔수록 손해 中보따리상과 거래 중단
1월 매출 급감했지만 영업이익은 개선
동남아·日고객 공략-재고 관리 강화
매출선 다각화·경쟁력 확보도 잰걸음
예열은 끝났다.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 롯데그룹 '재무통' 김동하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은 롯데면세점이 올해 외형 성장을 버리고 수익성 개선에 돌입했다. 언젠가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다시 찾을 거라는 기대감만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면서다. 1997년 롯데제과에 입사한 이후 그룹 내에서 조직 혁신과 재무를 담당했던 김 대표는 수익성 악화의 주범인 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는 파격적인 결단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당장 효과는 나오고 있다.

20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올 초부터 기업형 중국인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1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늘었다. 50%의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 보따리상의 매출, 딱 그만큼이 줄어든 셈이다. 대신 30~40% 수준으로 지급했던 송객수수료는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돌아왔다.

김 대표의 전략 방향성 효과를 입증한 롯데면세점은 수익성 개선에 더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부터 개편했다. 중국 보따리상 판촉부서를 폐지하고 마케팅 부문과 운영혁신 부문을 신설해 매출 공백 메우기에 나섰다.

마케팅부문에는 GT(Group Tour) 마케팅팀을 신설해 여행패키지 단체와 해외 VIP(우수고객), 개별여행객(FIT) 담당을 포진시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집중된 마케팅을 동남아와 일본 등으로 고객을 넓혀 국적 다변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운영혁신부문에서는 상품 예산과 재고 관리 등 비용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중국인 보따리상의 매출분이 사라진 만큼 각 브랜드에서의 '바잉 파워(구매협상력)'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보니 이를 상쇄시킬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당장은 중국인 보따리상의 송객수수료 부담이 사라지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업계 1위 타이틀도 올해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과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조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가 증가했다. 이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신세계면세점도 2조60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면세점이 올해도 예년과 비슷하게 3조원대의 매출을 올린다고 가정해도 중국인 보따리상의 매출 50%가 빠져나가면 2조원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비효율적인 해외 매장도 축소하거나 철수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매출은 더 빠질 수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괌 공항점과 일본 간사이 공항점, 베트남 하노이공항점, 다윈공항점, 호주 브리즈번공항점,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등 해외 공항면세점과 함께 베트남과 일본에서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면세사업에서 브랜드 협상력은 곧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만큼 매출 축소는 사업 위축을 더 가속화할 수 있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하 대표의 전략이 악수일지 신의 한 수일지는 올 한 해가 끝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판단은 유보했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대표 취임 후 그동안 국내와 해외 매장을 둘러보고 현장 경험을 쌓은 김동하 대표의 진짜 실력 검증은 지금부터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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