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대부분 질문 "재판중, 답변 않겠다"
尹측 "메모 옮겨적은 보좌관, 한동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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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0일 오후 열린 10차 변론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기일은 2월 25일 오후 2시"라며 "양측 대리인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의 최종 의견 진술을 듣겠다"고 공지했다.
종합변론 시간은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이 각각 2시간으로 정했다. 소추위원과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 최종의견 진술에는 시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마지막 증인인 조지호 경찰청장 이날 비상계엄 관련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와 국회 봉쇄 관련 핵심 증인인 조 청장은 앞서 일부 군 사령관들과 마찬가지로 형사재판을 이유로 말을 아꼈다.
조 청장은 '계엄이 선포되면 (경력을) 배치하라는 말을 김용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들었느냐' '국회를 봉쇄했다가 일시적으로 국회의원 출입을 허용했다가 포고령 이후 전면 봉쇄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국회 측 질문에 "공소사실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도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삼청동 안가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경찰의 치안유지를 부탁받지 않았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조 청장은 "중복해서 말씀드리지만 기소돼서 공판이 시작됐고 준비기일 단계이기 때문에 어떤 증거에 대해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양해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형두 재판관이 계엄 다음날인 12월 4일 박현수 경찰국장에 전화해 무슨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인간적으로 죄송한데, 경찰청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면직 처리해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조 청장의 증인신문 말미에 진술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지만 따로 발언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투표 사무원 증인 신청과 선관위 서버에 대한 감정 신청 등이 모두 기각됐다고 항의했고, 문 대행은 다시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계엄 당시 작성한 메모 및 이후 진술의 신빙성 논란 속에 또다시 증인 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이날 계엄당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명단을 받아적은 장소가 '관저 앞 공터'라는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윤 대통령 측이 'CCTV 자료를 보면 본관에 진입하면서 통화한 것으로 나온다'며 기억이 잘못됐냐고 묻자, 홍 차장은 "지난번 헌재에 나와 관저 앞 공관 공터라 진술했지만, 다시 기억을 되새겨보니 사무실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변론에서 조태용 국정원장이 증인 출석해 홍 전 차장이 진술한 동선과 CCTV 시간이 다르다며 신빙성 의혹을 제기했고, 국민의힘도 이날 조 원장이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할 CCTV를 공개하자, 기존 진술을 바꾼 것이다.
이어 윤 대통령 측은 보좌관 기억에 의존해 메모를 써보라고 한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이라며 특히 해당 보좌관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친구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홍 전 차장의 증인 신문을 직접 지켜본 윤 대통령은 "홍장원 메모의 문제는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는 것과 연계해서 내란과 탄핵의 공작을 했다는 것"이라며 "홍 전 차장에게 격려 차원에서 전화해서 (여인형 전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인 만큼 방첩사를 좀 도와주라고 한 얘기를 목적어도 없이 대통령의 체포 지시로 만들어 냈다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