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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이슈에 국내 증시 ‘관망세’…전망 엇갈린 2차전지·조선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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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5. 01. 23. 18:04

트럼프 '입'만 바라보는 국내 증시
정책 방향성 따라 수혜 전망 엇갈려
코스피 1% 넘게 하락, 코스닥도 하락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화면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를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발 이슈로 국내 주식시장이 관망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종별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공식화한 데 따라 2차전지 관련 종목에는 우호적이지 못한 시각이 잇따랐지만, 조선과 방산 분야는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수혜 종목으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트럼프 트레이딩'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관세문제는 국내 산업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관세 영향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종목들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515.49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취임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1일 2518.03으로 전일 대비 0.08% 떨어지며 약보합 마감한 뒤 하루 만에 2547.06으로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한동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등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동안은 국내 증시가 오르고 내리는 등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으며,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도 "트럼프 트레이딩이 단기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전반적으로는 관망세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종목별 주가는 정책에 따라 엇갈릴 것이라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수혜를 입는 종목과 피해가 예상되는 종목이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시장 전체로는 관망세지만 정책에 따라 개별 종목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꼽은 종목은 2차전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그린 뉴딜(친환경 산업정책)'을 종식하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는 뜻을 공식화 한 데 따른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2차전지의 대표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같은 경우 현재 미국에 대규모 공장 증설을 해 둔 상태인데, 대부분 영업이익에 있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보조금을 잡는다"며 "자금 지급 중단 행정명령이 나오면 실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2차전지주에 대해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 센터장 역시 "2차전지 관련 주는 실적 등 단발적 이슈로 잠깐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이지 못하다"며 "사실 전기차 보조금 이슈도 있지만, 판매량 등에 있어 주춤한 시기인 만큼 긍정적인 흐름이 기대되긴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과의 협력을 기대할 수 있는 조선업종과 방산업종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해군함 건조에 동맹국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에 방위비 압박을 펼치고 있는 만큼 국내 방산 업체의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 투자분석실장은 "정권 초반에는 부정적(네거티브)인 정책보다는 긍정적(포지티브)인 정책을 많이 거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 경우 미국에 수출이 잘 될 수 있는 업종이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은 조선, 선박 등에 대한 수요가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국방에 대한 지출이 가속화될 수 있는 만큼 방산 역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최근 국내 방산업체들은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에 수출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이 연구원 역시 "미국에서 우리나라와 손잡을 수밖에 없는 수출주를 좋게 보고 있다"며 "조선이나 로봇, AI반도체 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체제에서 가장 걱정했던 관세와 관련해서는 국내 증시에 여전히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관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금융, 플랫폼, 미디어, 엔터 종목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은 계속해서 보호무역주의를 확장하며 관세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관세 영향력이 조금 덜 한 종목이나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을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고, 김 연구원 역시 "수출주를 피한 자금들이 수익성이 좋으면서 안정적인 내수 시장의 종목으로 눈길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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