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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SK온, 흔들림 없는 美 확장… 캐즘 이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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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기자

승인 : 2025. 01. 23. 15:54

新 공장 연이어 가동 앞둬
IRA 폐지 우려에도 '차질없이 진행'
"장기 생존·성장 위해 전력 다해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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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의 조지아주 공장. /SK온
트럼프 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전기차 의무화를 폐지하겠다며 폭탄을 던졌습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침착하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속은 말이 아닐 겁니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이후 지속 해 온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으니까요.

앞서 바이든 정부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전기차 제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성장할 거란 기대에, 현지 생산설비를 짓고 있는 우리 배터리 기업들에게도 기대가 쏠렸습니다.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실적도 고속성장할 거란 기대였죠.

트럼프가 이런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엎어버리며 기대는 실망과 우려로 바뀌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장 만큼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며 결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 현지에 추가 투자를 기획하는 데는 제동이 걸리겠지만, 그간 확보해온 설비 등을 활용해 '미래 성장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SK온은 미국 현지 설비 투자 마무리 단계로 완공 및 가동만을 앞두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회사는 올해 포드와 합작한 SK블루오벌의 켄터키주 1공장과 테네시주 공장, 현대차와 합작한 조지아주 공장 가동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투자한 돈을 도로 회수할 수도 없을 뿐더러 전기차 보조금이 아니더라도 미국은 여전히 규모가 큰 메리트 있는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전기차의 세상'이 반드시 올거라는 계산도 깔려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혜택을 주기 전부터 현지 투자를 기획하고 있었다"면서 "고객사가 몰려있는 주에 생산기지를 확보하면 보다 확실한 수요 대응력이 보장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SK온의 올해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능력은 기존 22GWh에서 115GWh로 성장할 예정인데요. 이에 더해 현지 고객사 수요를 더욱 세심하게 공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행히 앞서 미국 설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며 부담을 덜었습니다. SK온의 올해 설비투자 예정금액이 지난 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또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그룹의 알짜 계열사 SK E&S와 합병을 마친 것도 재무 부담 감소에 일조할 예정입니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정책 기조가 현실화하는 데 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합니다. 보조금 정책의 기반이 되는 IRA를 폐기하기 위해선 미국 의회 등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이차전지 공장을 적극 유치해온 의원들이 쉽사리 찬성표를 던지지 못한다는 거죠.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 정부 차원의 지원도 당분간 이어질 거란 희망적인 전망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자에게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는 "여러 희망적 전망들도 나오고 있음에도 우리 배터리 업계가 위기에 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피해를 줄이고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니 업계는 결국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며 미래에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배터리 업계는 기존 설비 투자 계획은 유지하되 새로운 자금 투입에는 신중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술 개발 투자에는 박차를 가할 것이라 입을 모읍니다. 보조금에 기대지 않고 본연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배터리 에너지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다시금 형성되고 있습니다. SK온은 최근 '꿈의 배터리' 전고체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등 선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합니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이 위기를 넘고 반전의 도약을 할 수 있을까요? 미래에 더 단단해질 SK온을 기대해봅니다.
김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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