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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등지는 LG복지재단… 우려 커지는 구연경 ‘사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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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 기자

승인 : 2025. 01. 20. 18:42

홈페이지·독립사무소 등 분리 운영
具 사법리스크 후 LG의인상 중단도
그룹 대표 사회공헌 조직 본질 흐려져
LG복지재단이 LG재단에서 분리 운영된다. 이달부터 LG복지재단이 LG재단 홈페이지에서 이름을 빼고,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홈페이지 캡처
LG그룹에는 4개 공익법인이 있다.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연암학원, LG복지재단이다. 각각의 법인은 구인회 창업회장,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선대 회장 등 LG그룹 오너 일가가 '노블레스 오블리주' 차원에서 설립했다. 이 가운데 LG복지재단은 구자경 명예회장과 구본무 선대회장이 애정을 쏟은 곳으로 LG그룹 나눔의 대명사로 통했다.

그랬던 LG복지재단이 올해부터 LG그룹 산하 다른 재단과 분리 운영된다. 지난해 하반기 LG재단과 업무·인력을 분리하고 사무실도 따로 차린 데 이어, 올해 초 홈페이지도 별도 운영하기 시작했다. LG재단 홈페이지에서 LG복지재단이 통째로 빠졌다. 이런 배경에는 LG복지재단 이사장인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장녀 구연경 대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구연경 대표가 사실상 LG복지재단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려는 시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LG가의 경영철학과 역사가 담긴 LG복지재단이 자칫 사유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LG복지재단은 이달 중순부터 LG재단과 별도로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기존에는 LG연암문화재단, 상록재단, 연암학원 등과 'LG재단' 홈페이지에 함께 이름을 올렸으나, 지난해 말부터 LG복지재단은 LG재단 홈페이지에서 빠졌고 이후 별도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구연경 대표의 LG복지재단이 '독자노선'을 시작한 건 작년부터다. 기존에 LG 공익법인들은 별도 법인임에도 업무와 비용 효율성을 위해 인사, 총무, 회계 등을 서울 공덕동 소재 LG마포빌딩에서 공동으로 처리해 왔다. 그러나 LG복지재단은 지난해 LG마포빌딩에서 빠져나와 경기도 평택의 독립사무소로 업무와 인력을 분리 배치했다. LG복지재단 측은 "기존에도 법인이 달랐고, 올해부터 합의하에 별도로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복지재단의 이 같은 행보는 구연경 대표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 주식 3만주를 취득,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자본시장법 위반)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정황을 확인한 뒤 수사를 의뢰해, 현재 검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구 대표가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LG 안팎에서 제기됐다. 특히 구 대표가 문제가 된 메지온 주식 3만주를 LG복지재단에 기부하려고 시도하면서 도덕성 논란도 불거졌다.

문제는 LG복지재단의 '사유화' 우려다. LG복지재단의 대표적인 공익 사업인 LG의인상은 고 구본무 회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LG그룹의 유산과 같은 상이다. 2015년부터 시작해 햇수로 10년이 된 LG그룹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다. 그런데 구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이후, LG복지재단은 LG의인상 선정 등 홍보를 중단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익법인 운영은 이사장과 이사회 중심으로 이뤄지고 지자체 소관이기 때문에, LG로서도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LG의 대표 사회공헌 조직인 LG복지재단의 정신이 흐려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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