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현직대통령 구속·법원 난입… 위기의 법치

서부지법, 비상계엄 47일만 구속영장
일부 지지자들 유리창 깨며 과격행동
尹 "평화적 방법으로 의사표현해 달라"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서울서부지방법원 후문에서 경찰 기동대원들이 경내로 침입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내보내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3시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극도로 흥분해 경찰 저지를 뚫었다. /연합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19일 구속됐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 소식에 분노한 지지자들은 이날 새벽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과격 행동을 벌였다. 특히 일부는 시설물을 파괴하고, 판사를 찾아다니는 등 폭력사태로 변질돼 파문은 확산됐다. 이에 윤 대통령은 물리적 충돌에 우려를 표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달라'고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서부지법 차은경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시 50분께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47일 만이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지 나흘 만이다.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부지법 인근에서 영장 결과를 기다리던 지지자들이 크게 반발하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법원 정문과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 출입구 옆 유리창 모두 깨졌고, 서부지법 현판은 찌그러진 채 바닥에 널브러졌다. 청사 외부 타일 또한 부서져 건물을 구성하는 자재들이 훤히 보일 정도였다.

수사 당국은 이 같은 난입 사태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총 86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서부지법 인근에서만 41명이 부상 신고를 했고, 경찰도 42명이 다쳤다. 이 중 5명이 중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국가적으로는 물론, 개인에게도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면서 지지자들을 달랬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가)대한민국의 헌정질서 붕괴를 막고 국가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정당한 목적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 "새벽 서부지법에서 발생했던 상황에 청년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