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작 '엘리펀트 맨'으로 연출력 인정
이후 '블루 벨벳' '광란의 사랑' '멀홀랜드 드라이브' 선보여
|
16일(현지시간) 미국 지상파 방송 NBC 등 외신에 따르면 유족은 이날 고인의 SNS 계정에 "우리 가족은 깊은 슬픔을 느끼며 예술가이자 한 인간인 데이비드 린치의 사망을 알린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구체적인 사인과 숨을 거둔 장소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앞서 린치 감독은 오랜 흡연으로 지난해 폐기종 진단을 받은 뒤 "더 이상 감독 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1946년생으로 펜실베니아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한 고인은 1977년 선보인 장편 데뷔작 '이레이저 헤드'로 컬트 영화 마니아층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시작했다. 후속작 '엘리펀트 맨'으로 1981년 열린 제5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주요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연출력을 널리 인정받았고, '블루 벨벳'(1986년) '광란의 사랑'(1990년)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년)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린치 감독은 이 중 '광란의 사랑'과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제43회와 제5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감독상을 차례로 거머쥐었다. '멀홀랜드 드라이브'는 프랑스 영화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뽑은 '2000년대 최고의 영화'에서 1위, 영국 영화 전문 매체 사이트 앤 사운드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영화'에서 8위에 각각 오르는 등 걸작으로 인정받고 있다.
생전의 그는 난해하고 전위적인 작품 세계로 소수의 영화팬들만 거느렸다. 그러나 1990년대 안방극장으로 건너간 뒤에는 드라마 '트윈 픽스'의 기획과 제작을 맡아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밖에 작곡과 노래 부르기를 즐겨하고 말년에는 그림과 만화, 가구 디자인에 심취하는 등 전방위적인 예술 재능을 뽐냈다.
한편 딸 제니퍼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영화 감독으로 활동중이다. 데뷔작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로 우리에게 익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