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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도 주가 엇박자… 임종룡 ‘생보사 인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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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1. 16. 17:56

우리금융지주 시총 11조5547억원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신청
비은행 확보해 시장 저평가 해소
IR참여 확대로 외인 투자자 공략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금융그룹주 중 '시가총액 만년 최하위'에 머물고 있어서다.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을 위해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았지만 주가 부양 속도도 더딘 상황이다.

임 회장은 주가에 발목을 잡고 있는 장애물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첫 단추는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마무리다.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당국에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생보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실적 퀀텀점프를 달성한 타 금융지주사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 공략도 이어나간다. 임 회장은 작년 상반기부터 경영진·이사회의 기업설명회(IR)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덕분에 작년 12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기존 발표했던 '총주주환원율 50%' 중장기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의 시총은 이날 기준 11조5547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대표 은행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주가 상승폭도 저조하다. 우리금융 주가는 2023년 연초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다. 이날 종가는 1만5560원으로, 2년 전인 2023년 1월2일 대비 38.2% 상승했다. 하지만 은행주 평균 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KRX은행 지수는 같은 기간 592.44에서 875.76으로 47.8% 올랐다.

기대에 못 미치는 주가와 반대로, 우리금융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작년 3분기만에 2023년 연간 실적을 초과 달성한 데이어, 작년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저평가된 주된 배경은 금융당국발(發) 리스크 영향이 크다. 우리금융은 작년 동양·ABL생명 지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남겨뒀는데, 내달 금감원의 부당대출 검사 결과, 상반기 중 경영실태평가 결과 발표 등이 예고돼 있다. 특히 이복현 금감원장이 '매운맛' 제재를 예고한 만큼, 시장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이어나가는 분위기다.

임 회장은 올해 동양·ABL생명 인수 마무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이 마무리되면 우리금융에 대한 시장 저평가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지난 15일 금감원에 동양·ABL생명 인수를 위한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작년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5개월만이다. 우리금융은 빠르면 60일 이내, 늦어도 6~7월에는 자회사 편입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감원은 6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우리금융에 통보해야 하고, 금감원 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종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의결된다.

시장 투자자들과의 지속적인 소통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진과 이사회의 IR 참여를 확대하고, 해외 IR에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외국인 지분율이 오른 곳은 4대 금융 가운데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기준 46.05%를 기록했다. 비상 계엄 선포 직전인 지난해 11월29일(45.74%) 대비 0.3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M&A 등 성장동력을 확보해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해왔고, 환율 상승에도 자본비율을 양호하게 관리해왔다"며 "각종 인프라 정비와 밸류업 계획 마련 등을 통해 1등 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시장 기대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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