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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정기선-김동관, 美 선박 MRO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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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5. 01. 16. 17:01

트럼프 행정부 2기서 사업 확대 기대감
1000조원 방위산업 시장 열릴 가능성에
한화오션·HD현대 등 조선업계 활기
지난 10월24일 김동관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봤다
지난해 10월24일 김동관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봤다./한화오션
"We need ships."

미국의 조선산업 회복을 위해 동맹국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러브콜의 주인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코앞에 두고 우리 조선업계가 들뜨고 있다. 여기에 미군이 향후 30년간 1조달러(1600조원) 이상의 예산을 쏟아부어 총 364척의 군함을 새로 구매한다는 미 의회 산하 기관의 보고서가 판을 키웠고, 미국 내에서 만든 선박만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존스 법(Jones Act)'을 손볼 수 있다는 관측이 기름을 끼얹으며 열기를 더했다.

전초전은 선박 및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수주를 따낸 한화오션에 이어, HD현대 역시 올해 본격적으로 달려든다. MRO 사업 여부가 선박 및 함정 수주에 더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조에 보수 유지까지 일괄 패키지로 수주액을 키워 줄 옵션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선박 건조 및 수리를 해외에 맡길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내 조선사들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기술은 사실상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데다, 적기 인도가 가능한 안정적 생산 능력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 발 빠르게 미국 시장을 노렸다. 현지 필리 조선소를 인수하고, 이어 MRO 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면서다. 지난해 따낸 윌리 쉬라함 정비 프로젝트와 유콘 함 정기수리 사업은 올해 상반기 중 완료될 예정으로, 당장은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HD현대
마이클 말린 미 합동군사고문, 놀란 바크하우스 주한 미국 영사,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7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함정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HD현대
HD현대는 구체적으로 미국 함정 MRO 사업 수주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회사는 최근 애널리스트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올해 시범적으로 2~3척 수준의 MRO 프로젝트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현지에 대한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HD현대 관계자는 "동맹국을 활용한 기회 확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지 투자 등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수주가 전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는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수익성이 높지 않더라도 사업 수행 능력을 보여주면 새로운 시장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장은 사업 수주 실적을 쌓는게 중요한 만큼 당분간 각사가 대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가동하면서 사업 기회 확보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 모두 미국 해군 등과 접촉하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해 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함정 건조 시장까지 열릴 때를 대비해 양사 뿐만 아니라 K조선업계 전반의 전략적 협력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 미국이 함정 뿐만 아니라 전략적 상선도 대거 발주한다면 우리 조선업계 생산능력을 넘어서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며 "컨소시엄 등으로 사업 확대에 미리 준비하면 대형 조선사 뿐만 아니라 중소 조선사까지 수혜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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