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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곱지 않은 시선 탓에 제작발표회 등 공식 석상에 일체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그가 마침내 취재진과 만났다. 2014년 영화 '타짜: 신의 손' 홍보 인터뷰 이후 무려 11년만으로, 대마초 흡입 파문과 관련해 경찰과 법원에 출석하기 전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지 7년 여만이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서른 명 가까운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검정색 정장 차림의 최승현은 "'오징어 게임' 시즌 2 홍보 행사 참석 여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따라야 하는 부분이었다"면서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는 "제작사로부터 오디션 제의를 받고 고민을 거듭했다. 지난날 과오와 부끄러웠던 모습을 직면해야 하는 캐릭터이므로 '이미지 박제'에 갇힐 가능성이 있었다"며 "그러나 운명이라 느껴 오디션 응시를 결심한 뒤, 두 번에 걸쳐 오디션 테이프를 제작하고 두 차례의 미팅과 대본 리딩을 거쳐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캐스팅 사실이 공개되고 나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을 때에는 무너지는 심경으로 하차도 고려했던 게 사실이지만, 캐릭터 디자인 과정에서 (연출자인 황동혁) 감독님과 함께 했던 시간 덕분으로 용기내서 계속 연기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극중 과장된 표정 연기와 어색한 랩을 지적하는 국내 반응과 관련해선 "좋든, 나쁘든 모든 반응은 내가 모두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며 "'타노스'는 이를테면 힙합 루저로,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광대같은 인물이다. 여기에 맞춰 일부러 발음을 뭉개는 등 캐릭터를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자기 혐오가 길었던 기간 중 혼자 만든 음악들을 언젠가 '탑'의 이름으로 선보이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빅뱅으로 다시 활동한다는 건 (팀원들에게) 죄인이나 다름없는 내가 생각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불러만 주신다면 어떤 분야든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