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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2025년 신년 키워드다. 불합리·불필요한 규제를 허물어 궁극적으로 사회·경제의 숨통을 틔우고 활력을 회복시키겠다는 큰 그림이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오 시장은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해 규제철폐를 핵심안건으로 정했다. 그 결과 4건의 규제 완화 카드를 발표했다. 침체된 서울 부동산 시장의 활력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오 시장이 내건 4가지의 '규제철폐' 안건은 시민의 삶에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첫걸음이다.
1호는 상업·준주거지역 내 주상복합 등을 신축할 때 수익성이 높은 주거시설(아파트)을 기존보다 더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2호는 정비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환경영향평가 면제 대상을 2배로 넓히고, 협의 기간도 대폭 단축하는 내용이다. 3호는 도시규제지역 내 의무 공공기여(기부채납) 비율을 추가로 완화하고, 4호는 정비사업 관련 기존 통합심의 대상에 소방성능위주 설계평가와 재해영향평가를 포함한다. 통합심의에 소방과 재해가 포함되면 정비사업 추진 기간이 2개월 이상 추가 단축된다.
그간 규제 완화를 외친 건설업계에 이번 조치로 온기가 전해질 것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부동산 규제철폐에 대해 아직 체감이 덜하다. 특히 MZ세대에게 서울의 집값은 항상 높은 곳에서만 머물러 보여 내 집 마련은 꿈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매일 보도되는 건설업계 침체 기사는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는 인생에서 가장 큰 투자처이며, 인생 역전을 뜻하는 '로또'로 분류되고 있다. 이 '아파트 열차'에 올라 타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을 느낄 때 갖는 MZ세대들의 낙심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또래 친구들과 대화하다 '집' 이야기가 나오면 "여기저기 지원대책이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서울에 내가 살 수 있는 집은 없을 것 같아"라는 체념 섞인 답변이 많다. 그래서 마음이 어지러워진 채 자리를 파한다.
새해부터 오 시장은 규제철폐를 통해 도심 내 주택 공급을 확대해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이루겠다고 한다. 시공을 주저하는 건설사들에는 규제철폐를 통한 당근책으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게 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오 시장은 규제철폐 대토론회를 개최해 부동산 이외에도 일상의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의견을 듣는 등 민생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규제와의 전쟁'을 외치는 오 시장의 새로운 혁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된다. 이왕이면 얼어붙은 MZ 세대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규제철폐를 외친 만큼 변화되는 서울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