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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도 기본부터”…삼성전자, 기존 사업 ‘내실화’ 전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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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승인 : 2025. 01. 07. 18:10

7나노 이하 경쟁력 강화
레거시 고객 확보 주력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선행 투자를 통한 초격차 경쟁력이 아닌, 레거시(구형) 공정에 집중하는 틈새 전략을 꾀하며 위기 돌파에 나선다. 전 세계 주요 파운드리 업체 간 초미세 공정 기술 개발 경쟁이 팽배해지는 데 따른 조치다. TSMC가 이미 90% 이상의 점유율로 독식하고 있는 첨단 시장보다는 구형 시장에서의 생산량과 점유율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 올리려는 전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사업 전략으로 7나노미터(㎚) 이상 공정 기술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3나노 안팎의 첨단공정 기술 개발 경쟁보다는 기존 사업 내실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5나노, 3나노 공정 기술을 넘어 2나노 미세공정 시대로 옮겨가는 중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전년 대비 20% 성장한 1640억 달러(약 238조1608억원)에 달할 전망인데, 이 성장은 급증하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기반으로 한다. AI 반도체 등 첨단 노드 칩을 생산하기 위해선 파운드리 공정도 차세대 라인으로 빠르게 바껴야 한다.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의 움직임도 선단 공정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대만 TSMC는 오는 4월부터 대만 남부 가오슝 공장에서 2나노 공정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TSMC의 공정별 매출 비중에서 3나노와 5나노 공정의 비중의 52%로 과반을 차지한다. 7나노와 16나노의 비중은 각각 17%, 8%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7나노 이상 레거시 공정에 집중하는 것은 시장 흐름과 반대되는 행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도 그동안 선단 공정에 공을 들여왔다. 레거시 공정 R&D(연구개발) 인력을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분야로 전환배치 시키거나 팹리스 고객들로부터 65나노 이상 공정 주문을 받지 않는 식이다. 하지만 성과는 부족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들은 1위로서 2위를 따돌리기보다는 기본기부터 다시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삼성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내실을 강화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한진만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도 취임 후 첫 일성으로 '성숙 노드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레거시 공정 고객사 확대를 올해 사업 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한 사장은 "성숙 노드 사업은 선단 노드의 사업화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추가 고객 확보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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