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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DNA’ 강조한 정의선… “‘이순신 리더십’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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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1. 06. 17:45

2025년 현대차그룹 신년회
장재훈 부회장 등 경영진 총출동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없어
항상 고객을 최우선에 둬야" 역설
기아도 PBV 출시·사업 확장 계획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체질을 바꾸며 혁신을 추구해 온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DNA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5년 새해 벽두, 경영진들과 직원들 앞에 섰다.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을 짚었고 동시에 앞으로 갈 길에 대해 묻고 답했다. 글로벌 완성차 3위·미국 전기차시장 2위·꿈의 영업이익률 10% 돌파와 매년 갈아치운 사상 최대 영업이익까지, 2020년 정 회장 취임 후 달라진 그룹의 위상과 자신감을 떠올리게 하는 자리였다.

6일 현대 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행사에는 정 회장 외에도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불확실성 때문에 위축될 필요는 없다"고 임직원들을 북돋우며 운을 뗐다. 현대차는 지금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대한 정책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게 됐다. 매서운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굴기, 기약 없이 치열한 자율주행과 UAM을 비롯해 수소시대는 채 열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위기가 없으면 낙관에 사로잡혀 안이해지고, 그것은 외부 위기보다 우리를 위험하게 만든다"며 "그런 점에서 퍼펙트 스톰 같은 외부로부터 자극은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자신감은 가깝게는 5년의 발자취에 있다. 2020년 팬데믹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위기 속, 유럽까지 직접 발로 뛰며 칩 수급에 나섰고 그 결과 전 세계 완성차업체 공장이 장기간 멈춰서는 동안 오히려 생산을 이어가며 점유율을 키운 바 있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몽니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현지 공장 매각은 오히려 미국에 집중하고 인도 등 차기 시장을 키워가는 데 강한 추진력이 됐다.

대비는 어떨까. 트럼피즘을 앞둔 미국엔 현대차그룹이 야심차게 구축한 현지 생산거점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있다.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이번 분기 내로 그랜드 오프닝을 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향후 30만~50만대 차량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선 170만8293대를 팔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아이오닉 5등 전기차 5종은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도 포함됐다.

성과를 낸 '북미통' 호세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그룹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출신 현대차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정 회장은 "국적, 성별, 학력 등과 무관하게 실력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한 미국대사,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주 인도네시아 미국대사 겸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을 역임한 성 김 사장을 앉혀 지정학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게 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의 중장기 전략 아래 우리는 전기차 세액공제 등 시장 상황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항상 그렇듯이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날 장재훈 부회장은 GM·토요타뿐 아니라 다른 업체와도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전략적 파트너십은 GM뿐 아니라 토요타 등 누구와도 협업을 통해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저희 성장과 미래 대응에 도움이 된다면 자동차 OEM뿐 아니라 빅테크 기업 등과도 경계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수소는 자동차뿐 아니라 그룹이 함께 그리고 있는 중요한 비즈니스이고 미래세대를 위한 중요한 영역"이라며 "올해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새로운 넥쏘는 수소차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전달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역시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PBV(목적기반 차량)의 성공적 출시와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다. 송호성 사장은 "B2B 시장 신규 고객뿐만 아니라 B2C 고객에게도 최적 차량을 제공하여 판매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끝으로 '이순신 장군' 정신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큰 것과 작은 것을 모두 잘 챙겼다"며 "이처럼 여러분들 모두가 리더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순신의 리더십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에 대해 부끄러워할 것도 없고 질책할 것도 없다"며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실패를 많이 하는 것이 낫다. 많은 실패가 더 좋은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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