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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환자 역대 최고치… 병·의원 과부하 “1시간 대기 기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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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5. 01. 03. 13:55

독감 인플루엔자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
의사환자 4주간 증가… 발열·기침·인후통 호소
13~18세 발생률 가장 높아… 백신 접종 권고
의원에 붙은 독감백신 무료접종 안내문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의원에 독감백신 무료접종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병·의원마다 환자들이 몰려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2주차(12월 22~28일)에만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의 의사환자가 나왔다. 2016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51주차(31.3명)에 비교했을 때는 136% 증가한 수치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또는 인후통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질병청이 운영하는 의원급 300곳의 인플루엔자 표본 감시 결과를 보면 최근 4주간 꾸준히 의사환자가 증가했다. 실제로 독감 증상을 보이는 이들이 동네병·의원이나 대형병원을 찾았다가 수많은 대기 인원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몇시간의 대기 이후 처방을 받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목이 심하게 아파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장 근처 병원을 찾은 A(서울·50)씨는 40여명의 대기환자가 가는 곳마다 밀려있어 총 세 군데의 병원을 돌고나서야 진료를 받았다. B(서울·30)씨는 기침과 발열로 병원을 찾았다가 1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야 진료를 받았다. 결국 다음날 증상이 악화돼 수액을 맞았다고 전했다.

중증질환자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했다. 중증환자 C씨(서울)는 최근 항암 부작용으로 구급차를 타고 서울 시내 응급실을 찾다가 전부 거절당했다고 호소했다. 단순 진단을 위한 병·의원뿐 아니라 응급실과 입원실의 과부하로 중증환자들은 급박한 상황이 발생해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번 인플루엔자는 고령자에게만 많이 나타난 것은 아니었다. 52주차 기준으로 13~18세(151.3명)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고, 이어서 7~12세(137.3명), 19~49세(93.6명) 순이었다.

현재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이번 절기 백신주와 유사해 백신 접종 후 높은 중화능형성이 확인된다. 따라서 백신접종을 통해서도 충분한 인플루엔자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치료제 내성에 영향을 주는 변이는 없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은 감염됐을 때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오는 4월 30일까지 시행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통상적으로 봄철까지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꼭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받고, 외출 전·후 손씻고, 기침 예절 실천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 실천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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