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이번 지스타 2024에서 '카잔: 퍼스트 버서커(이하 카잔)'의 시연 기회를 마련했다. 지난 10월 TCBT에서 예투가와 치열한 혈전을 치르고 지스타에서 다시 카잔과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번 지스타 시연에서는 초반부 스토리를 보고 조작을 익힐 수 있는 '하인마흐' 지역과 퀵보스 '볼바이노' 및 '랑거스'와 전투를 체험할 수 있다. 하인마흐는 질리도록 체험해봤으니 바로 보스전에 돌입했다. 볼바이노와 랑거스 중 뭘 택할지 고민할 시간도 부족했다. 바로 앞에 있는 볼바이노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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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볼바이노네 가는 길 아닌가요? /인게임 캡처
시연 시간이 30분 밖에 없어 1분 1초가 아까운 와중에 이번에도 길을 제대로 못 찾아 2분을 낭비했다. 저열한 길찾기 실력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카잔 특유의 하드코어한 난이도를 생각하면 30분이라는 시간은 부족할 수도 있지만 내심 기대감도 있었다. 캐릭터 스펙 자체는 TCBT 때보다 훨씬 좋았다. 각종 능력치도 거의 최대치까지 찍혀 있었으며 퀵슬롯에는 여러 아이템이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TCBT 기간 동안 하루 종일 콘솔만 붙잡으며 컨트롤을 익혔기에 잘 하면 30분 안에 깰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감은 금방 사라졌다. 볼바이노를 상대하며 예투가를 상대로 한참을 도전했던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역시 하드코어 RPG 카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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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식이 뜨면 가드로도 막아낼 수 없다. /인게임 캡처
일단 처음보는 상대이기에 패턴을 익히는데만 5분을 넘게 투자했다. 그리고 TCBT 때와 기종이 다르기에 적응하는 데 3분, 처음에 길 찾느라 2분 돌아다닌 것 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공략 시간은 20분이었다. 클리어까지 택도 없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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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 낙하까지 보여준 볼바이노. /인게임 캡처
공격의 패턴이 일정하지 않아 가드 및 회피 타이밍을 잡는 게 여의치 않았고, 시간 제한이 있다는 압박 탓인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움직임이 꿈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차피 못 깰 줄 알았으면 랑거스의 맛이라도 보는게 좋았겠지만 마음에 급해지다보니 볼바이노에 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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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또 죽고... 이게 닥터 스트레인지야 카잔이야? /인게임 캡처
하지만 힘든 난이도에도 보이지 않는 희망이 있었다. 조금씩 패턴을 알아가고 있다는 느낌과, 30분만 더 있다면 충분히 깰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캐릭터의 스펙이 높다보니 볼바이노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했고, 스킬도 있다보니 적절한 타이밍에 잘 활용만 한다면 클리어 가능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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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달라져도 특유의 액션 손맛은 여전했다. /인게임 캡처
그리고 기존에 느꼈던 것처럼 액션이 시원하고 재미있기에 도전이 즐거웠다. 시간이 다 됐을 때는 지스타에서 시연한 그 어떤 게임보다 아쉬웠다. 왜 도쿄, 파리, 쾰른 등 전세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언젠가 완벽한 환경에서 카잔에만 집중할 수 있는 때가 온다면 이번 시연의 아쉬움을 딛고 완벽한 컨트롤을 보여주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