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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토크] 호실적은 같은데…상반된 평가 내린 신한·하나은행장,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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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정 기자

승인 : 2024. 10. 31. 18:26

최대 실적, 리딩뱅크 탈환 등 축배 요소 가득
성과 자축 한편으론 아쉬움도 내포
연말 막판 스퍼트에 4분기 실적 기대
하나신한은행장
(왼쪽부터) 이승열 하나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하나은행, 신한은행
스몰토크
"잘 나오지 않았겠느냐" vs "잘 안 나왔는데…"

연임 가능성을 놓고 은행권에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 속, 분기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 실적에 만족감을 나타낸 이승열 하나은행장과 달리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전년 대비 순익 증가율을 보였음에도 말을 아꼈다.

올 3분기 '순이익 10%대 성장률'이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함께 받아들었음에도 실적에 대한 두 은행장의 평가가 엇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개최된 '제9회 금융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두 행장은 "3분기 실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공통된 질문에 각자의 소견을 밝혔다.
우선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아침에 3분기 실적을 간단히 살펴보고 왔는데 잘 나오지 않았겠느냐"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실적은 (발표 이후) 직접 확인해달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것처럼 보였다.

같은 날 오후 하나금융지주 경영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공개된 하나은행의 3분기 순익을 살펴보니 이 행장의 자신감 있는 태도가 이해됐다. 지난해 3분기 9274억원 대비 11.1% 증가한 1조299억원. 이는 분기 기준 첫 1조원 돌파이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사실상 3분기 실적은 오는 연말로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 면에서는 이미 합격점을 받은 셈이었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실적에 대한 이 행장의 부담감이 그 누구보다 컸을 것이라 입을 모아왔다. 취임 직전 연도 실적으로 사상 첫 리딩뱅크에 등극해 축배를 들었지만, 전임 박성호 행장에 이어 실적을 지켜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 3조4766억원의 순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은 물론 리딩뱅크 왕관까지 지켜냈다.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으로는 리딩뱅크 자리를 타행에 내 준 상황이지만, 하나금융지주가 역대 최고 순익을 쓸 수 있도록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했다.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은행의 그룹 내 기여도는 82.7% 수준이다.

반면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3분기 실적이 잘 나온 것 같다는 기자의 평가에 "(저희) 실적이 잘 나왔나요?"라고 반문하며 "잘 안 나왔는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

신한은행의 3분기 순익은 1조299억원으로 전년 동기 9274억원 대비 14.2% 증가했다. 이는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다.

이를 포함한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익은 3조1027억원이다.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3조원대를 넘어서며 올해 리딩뱅크 자리를 공고히 했음에도 실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고 평가한 의중에는 기대감에 못 미쳤다는 아쉬움이 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 행장은 고 한용구 행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라 은행장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하게 선임됐던 바 있다. 이에 그 누구보다 실적을 통해 은행장으로서의 능력을 입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취임 첫해였던 지난해의 경우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에 뒤처진 순익을 기록해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사실상 리딩뱅크 자리를 예약했지만, 이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로 충당금 부담을 떠안은 국민은행의 실적 급감 반사이익을 얻은 영향이 있는 만큼 더욱이 실적에 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현재의 실적에 만족하기보다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더 큰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도 비친다. 현재 정 행장은 '고객에게 선택받는 은행'이 되기 위해 현장에서 발견한 고객의 니즈를 본부의 혁신 활동으로 연결하고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호실적을 둔 두 행장의 엇갈린 평가. 상반된 반응임에도 내포된 의미는 동일한 만큼 연말까지 막판 스퍼트를 낼 두 행장의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은행의 4분기 실적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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