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선데이토즈 이후 꾸준히 성과
IB 조직 개편해 경쟁력 강화 시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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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스팩 합병은 증권사로선 대안이 될 수 있다. 스팩 합병을 통해 증권사는 투자이익 수익과 공모 절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수 수수료, 합병 자문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전통IB(ECM·DCM) 부문 수익성에 충분히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에 주목받는 곳은 스팩 합병 성사율이 높은 하나증권이다. 2013년 선데이토즈 합병 상장 이후 꾸준히 실적을 쌓으면서, 스팩 합병 관련 우수한 시장 지위를 유지 중이다.
여기에 강성묵 대표가 전통IB 강화를 목적으로 연초 단행한 IB조직 개편효과도 기대된다. 하나증권은 IB그룹을 주식발생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의 IB1과 부동산·대체투자 부문의 IB2로 나누면서, 전통IB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10일 기준)까지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된 기업은 총 11개다. 이중 하나증권이 3개 기업을 합병 상장시키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나증권 외에 스팩 합병을 2건 이상 성공한 증권사는 없다.
스팩이 도입된 2009년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도 하나증권의 스팩 합병 경쟁력은 두드러진다. 2009년부터 올해 9월(10일 기준)까지 총 157건의 스팩 합병 상장이 있었는데 하나증권이 18건으로 1위였다. 2위는 17건을 기록한 IBK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합병 전 NH농협증권 포함)이었다.
스팩은 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특수목적 회사다. 자본을 보아 주식시장에 먼저 상장한 후 비상장 주식회사 중 유망한 기업과 합병을 진행한다. 쉽게 말하면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다.
스팩 합병 상장은 직상장과 비교했을 때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기업의 밸류에이션(공모가)를 결정하는 수요예측 과정이 없다. 증시 호황기에는 공모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직상장이 인기이지만, 시장이 불황일 때는 좀 더 안정적으로 상장할 수 있는 스팩 합병 방식이 주목받는다.
최근 IPO 등 직상장 시장은 지난달부터 휘청이고 있다. 경기침체의 공포가 주식시장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IPO 공모주식은 상장 첫날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 아래 올 상반기 직상장한 29개 기업 모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결정됐지만, 하반기 들어 서서히 무너지는 모습이다.
결국 안정적인 상장이 가능한 스팩 합병의 장점이 커지고 있는 국내 증시 불확실성과 맞물리면서 하반기부터 합병 상장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해외대체투자 중심의 IB 수익 구조로 인해 수익 다각화가 중요한 하나증권 입장에선 반가운 상황이다. 스팩 합병의 강자로 불리는 만큼, 늘어난 수요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통IB 강화를 위해 기업금융 부문과 부동산·해외대체 투자 부문을 분리, 각각 경쟁력 강화에 나섰던 강성묵 대표의 조직개편 효과도 기대된다.
스팩 합병의 경우 증권사는 투자수익과 인수·자문 수수료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모규모가 500억원이 넘는 직상장보다 수수료 수익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소형사의 상장에서는 스팩 합병도 충분히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스팩 시장이 주목받지 않던 2013년 선데이토즈를 스팩 합병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스팩 침체기에도 꾸준히 우량기업을 통한 스팩합병으로 경쟁력을 쌓아오면서 높은 스팩합병 비율을 달성,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