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영향 고려해 사업 재검토 결정
자원확보·차세대 소재 투자는 지속
다만 친환경 철강, 미래소재 사업을 통한 성장의 틀은 유지하며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는 병행한다. 장인화 회장은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원료 공급처를 다각화하고,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와도 긴밀하게 소통해 나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러한 사업 구조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철강업과 이차전지 소재에 도래한 동반 업황 부진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이 적극적으로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4일 회사는 화유코발트와의 전구체 생산 합작 공장 설립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전구체는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양극재의 중간소재로, 국내 생산 비중이 낮아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속적으로 나왔던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 또한 지난해 사업 추진 당시 전구체 내재화를 통해 소재 사업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조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사업성이 낮다는 판단에 투자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서도 포스코퓨처엠은 OCI와 합작해 설립한 피앤오케미칼 지분을 전량 OCI에 매각했다. 피앤오케미칼은 음극재를 코팅하는 데 사용하는 피치를 곧 상업 생산할 예정이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분을 매각하는 대신 협업을 지속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틀었다.
이러한 사업 정리는 장인화 회장이 제시한 재편 방향에 따른 행보라는 해석이다. 앞서 지난 7월 열린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밸류데이에서 회사는 저수익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과감하게 정리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운영 효율성을 확대하고 적자법인을 매각하는 한편 우량 자원 확보 등 핵심 사업에 재투자하면서 구조를 재편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정리 예정 자산은 저수익사업 51개, 비핵심자산 69개로 정리를 완료하면 2조60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재편 방향 공개 이후에는 적자가 이어지는 해외 철강 법인 등을 중심으로 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도 성과나 사업성에 따라 과감히 개편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전반적인 정리작업을 토대로 재무 안정성을 다져 오히려 우량 자원 확보 등으로 재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 이러한 투자 철회 및 사업 정리가 이어지는 중에도 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는 기민하게 진행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3일 탄자니아 흑연 광산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을 소유한 호주 블랙록 마이닝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해 흑연을 조기에 확보하고, 글로벌 판매권 계약도 체결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25년간 3만톤의 흑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흑연은 음극재 주요 소재로 활용되는 한편 산업용으로도 널리 활용된다.
장인화 회장은 "앞으로도 철강 및 이차전지소재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국가 안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그룹의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