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尹 명예훼손 허위보도’ 재판부, 檢에 “명예훼손 재판 맞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31010019903

글자크기

닫기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7. 31. 18:18

法 "공소사실과 무관환 내용 기재 많아" 지적
檢 "김만배 동기나 의도 입증 위해 설시 필요"
김만배·신학림 혐의 부인…"검찰 기소, 모래성"
clip20240731162028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왼쪽)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검찰에 "전반적인 공소사실이 기소된 죄명과 연관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31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이날 재판에는 신 전 위원장과 해당 인터뷰를 보도해 불구속 기소된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도 참석했다.

재판부는 내달 5일로 예정된 증거기록 열람등사 절차에 대해 "이런 주요 사건의 경우 '숨 고르다가 숨 멈춘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재판부가 채근하지 않으면 다들 아무것도 안한다"며 "5일 내지 6일부터 기록 복사를 시작하면 최소 2주 정도가 걸릴텐데 비본질적인 문제로 재판이 지연되지 않도록 양측이 상호 협조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공소실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 사안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사건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오히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장 본질적인 것은 검찰이 주장하는 '공산당 프레임' 등의 허위사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어떻게 훼손했는지 연결이 안된다"며 "피고인 인적사항과 관계를 설시하면서 김씨에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의 유착관계를 형성해 개발사업에 따른 천문학적 수익을 취득한 사람이다'라고 한 부분 역시 공소사실에 어울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 등이 대장동 개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이재명은 성남시 이익을 위해 민간업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취지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게 소위 '공산당 프레임'의 골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이재명과 김씨 측의 유착관계를 판단하는 재판이 아니다"며 "이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 가운데 공소사실과 무관한 내용들이 많다"고 꼬집었다.

검찰 측은 이러한 재판부의 지적에 "김씨의 범행 동기나 의도를 입증하기 위해 충분히 설시돼야 하는 내용으로 판단했다"면서도 "다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김씨와 신 전 위원장 측은 모두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이 특정돼 있지 않고, 그 밖의 사실이 너무 많이 반영돼 있다"면서 "신 전 위원장에게 보도해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전혀 없고, 신 전 위원장에게 전달한 책값 1억 6500만원 역시 책의 가치를 판단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위원장 측 역시 "대가를 위해 어떠한 허위보도를 부탁받은 적도, 협의하거나 가담한 적도 없다"며 "공소사실에 특히 이재명과의 유착관계, 특혜 등이 등장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어떤 판결로서 확정되거나 사법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의 기소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쌓아 올린 모래성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와 한 기자의 변호인은 "검찰청법에 의해 반부패·경제 관련 범죄에 한해서만 검사는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범죄에 대해선 검사의 수사개시 권한이 없어 기소 자체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구체적인 쟁점 정리를 위해 내달 23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 사건을 덮어줬다'는 취지의 허위 인터뷰를 보도한 뒤 그 대가로 1억 65000만원을 책값으로 위장해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 8일 구속기소됐다. 아울러 법원은 지난 11일 검찰이 청구한 신 전 위원장 소유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