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정신'에 대한민국 감동물결
尹 "선수들 땀·노력이 韓위상 높여"
22대국회 개원후 여야 합의법안 0건
정쟁의 늪에 빠진 국회, 협치 보여야
할머니의 유언을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태극 마크를 단 '독립운동가 후손' 여자유도 국가대표 허미미, 결승 도중 쓰러진 상대에게 손을 건네 일으켜준 펜싱 간판 오상욱의 '배려'는 대한민국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공정의 힘으로 올림픽 단체전 10연패 신화를 쓴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 역대 한국 하계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이자 최연소 금메달 신기록을 수립했지만 "최대한 겸손해지려 한다"는 여고생 사격 국가대표 반효진, 세계 랭킹 35위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공기권총 여자 개인전에서 챔피언 자리에 오른 오예진까지 '팀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줬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에페 개인전에서 박상영의 '할 수 있다' 신드롬에 이어 이번 올림픽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웅들이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30일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우리 선수단의 선전을 격려했다.
'팀코리아'의 눈부신 선전과는 반대로 국민의 대표라는 같은 명함을 달고 민의(民意)의 전당에선 정치인들의 행보는 씁쓸하기만 하다. 대립의 장으로 추락한 국회는 힘없는 여당과 민생·쟁점 법안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입법 폭주에 가속 패달을 밟고 있는 거야 탓에 22대 국회 개원 2개월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여야 합의로 처리하지 못했다.
거부권을 행사해도 재차 입법을 강행하는 불통 거야의 오만과 폭주는 협치를 바라는 민심을 거스른 지 오래다.
더욱이 올여름 이상기후에 따른 폭염과 극한의 폭우, 물가 폭등으로 국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여야는 민생을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32)는 "많은 청년과 시민들이 정치라 하면 싫증을 느낀다"며 "올림픽처럼 정치권에서도 좋은 소식을 만들어 내야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기가 많지 않은 종목들에서 선수들이 꿋꿋하게 메달을 따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며 "정치권도 공정과 배려로 선전하고 있는 '팀코리아'의 품격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