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소송 제기, 스토킹 범죄에 악용도
검찰 "관련 수사서 포괄적 검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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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유튜버 구제역과 카라큘라는 지난 2021년 또다른 유튜버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낸 뒤 개인정보를 얻는 과정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12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에 공개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카라큘라가 "XXX(유튜버) 떼볼 수 있잖아 등본", "그러니까 뭐든 하나 해서 민사로, 판사한테 주소지 보정 명령 신청서 받으면"이라고 하자 구제역이 "뗄 수 있죠. 뗄 수 있는데, 그러면 어떻게 가라(허위)로 제가 넣을 수가 있죠"라고 답한다.
현행법상 상대방의 주소를 모르고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경우 주소를 적는 칸에 '주소보정'이라고 적은 뒤 법원에서 '주소보정명령'을 받게 된다. 이후 고소인이 인근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피고소인의 등·초본을 뗄 수 있다.
이러한 제도의 허점은 범죄에 악용되는 실정이다. 옛 연인을 스토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출소 후 법원으로부터 접근·연락금지 명령을 받은 한 40대 남성의 경우 과거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입금했던 돈을 빌미삼아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한 뒤 주소를 알아냈다. 결국 이 남성은 지난달 5일 항소심에서 허위 소송 사실을 인정하고, 1심(징역 8개월)보다 높은 징역 1년을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사이버 렉카들이 실제 허위 소송을 진행해 특정인의 주소를 알아냈을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59조 위반 등으로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방민우 변호사는 "상대방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허위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벌금형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편취한 것이 아니라면 소송사기죄 적용은 어렵다"고 말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소송을 낼 의사가 없이 허위 소송을 내서 제도를 악용했다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적용될 수 있다"며 "이들이 만약 동의 없이 방송을 통해 해당 정보를 공개했을 경우 징역 5년 이하의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구제역 등의 공갈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 역시 해당 부분에 대해 확인해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개된 구제역, 카라큘라 대화 내용을 전부 들여다볼 것"이라며 "범죄가 되는지 여부부터 봐야 하는데, 어떤 게 문제인지 포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