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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경기도 양주 회암사 '사리이운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한 것은 100년 만에 단행된 회암사 사리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 자리로 돌아감)에 김 여사의 공이 크다는 불교계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행사는 지난 4월 16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기증받은 3여래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지본처되는 것을 기념하고자 마련됐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빈방문 당시 보스턴미술관을 찾아 회암사 사리구와 사리를 접하고 환지본처를 위해 적극 나섰다. 김 여사가 양국 논의를 제안하며 중간 역할을 한 덕분에 지난 14년간 지지부진했던 사리 반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회암사 사리는 1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에 불교계는 김 여사가 지난 15일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불참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불교계는 사리반환에 큰 공을 세운 김 여사가 사리 환지본처 직후 열린 가장 큰 불교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주인공이 빠진 것"이라며 회암사 사리이운문화축제에는 꼭 참석해 자리를 빛내야 한다는 목소리를 대통령실에 여러 경로로 전달했다. 불교계는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참석 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대종사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이같이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사리 환지본처는 영부인께서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환 논의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는 등 큰 역할을 해 주셔서 모셔올 수 있었다"며 "불교계에서도 크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시 진우스님이 "주인공이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빠지면 어떡하나. 주인공이 없는 행사"라고 하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가 회암사 사리이운문화축제에는 꼭 참석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김 여사는 지난 15일 윤 대통령과 봉은사에서 비공개로 점심 공양을 계획했지만 언론 관심 등 부담으로 행사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이렇게까지 안 가실 이유가 있냐, 비공개로 하더라도 꼭 가셨으면 좋겠다"며 김 여사의 회암사 행사 참석을 요청하는 불교계의 큰 목소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회암사 행사 참석은 당초 크게 고려되지 않았지만 김 여사 참석이 결정되며 함께 가는 방향으로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불교계는 회암사 사리 반환은 '국가적 경사'로,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역할을 한 것을 매우 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