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팩이 스케치북으로 재탄생”…서울시 어린이집 종이팩 재활용 자원순환 동행

30일 '서울시 어린이집 종이팩 자원순환 동행 협약' 체결
종이팩 수거·세척 후 재생용지 생산, 학용품 제작
종이팩으로 만든 재생 노트, 스케치북 등 공부방에 기부

오세훈 서울시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어린이집 종이팩 자원순환 동행 협약식'에서 어린이집연합회·CJ대한통운·대흥리사이클링·한솔제지·에스아이지 코리아와 협약서에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우유·두유 등 음료 섭취량이 많은 서울시 내 4431개 어린이집에서 배출된 종이팩이 노트와 스케치북 등 재생용지 학용품으로 탈바꿈된다.

서울시는 30일 오후 시청에서 시 어린이집연합회·CJ대한통운·대흥리사이클링·한솔제지·에스아이지 코리아와 '서울시 어린이집 종이팩 자원순환 동행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오세훈 시장을 비롯해 김현숙 시 어린이집연합회 회장과 4개 분과(국공립·민간·가정·직장) 어린이연합회 회장단, 강신호 CJ대한통훈 대표이사, 박혜란 ㈜대흥리사이클링 대표이사, 한철규 한솔제지㈜ 대표이사, 조명현 에스아이지 코리아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2013년 35%였던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2022년 14%로 급감했다. 종이팩은 최고급 펄프 소재로 휴지·종이·핸드타월 등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높은 자원이지만 코팅 처리로 인해 별도로 분리배출해야 양질의 재활용이 가능하다.

오 시장은 "종이팩은 100% 천연 펄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분리 배출만 제대로 되면 휴지나 핸드타올 등으로 재탄생될 수 있지만 제대로 분리배출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종이팩 재활용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가 및 관계자분들과 소통하며 다양한 방안들을 계속 고민하고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재활용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서울 시내 4431개 어린이집에서 수거되는 종이팩은 연간 160톤 수준에 이른다. 이를 종이 원료인 펄프로 가공할 경우 약 120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우선 서울 시내 어린이집에서 우유팩을 분리·배출하면 CJ대한통운이 종이팩을 수거·운반한다. 대흥리사이클링이 수거된 종이팩을 선별 처리하면 한솔제지에서 이를 활용해 재생 용지를 생산하고 에스아이지 코리아는 재생 용지를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수거된 종이팩은 재활용 과정을 거쳐 공책과 스케치북 등으로 제작되며 내년 1월 CJ나눔재단을 통해 시 소재 어린이 공부방에 전달 예정이다.

아울러 어린이들이 자발적으로 종이팩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환경보호에 대한 의식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한다. 이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확대될 계획이다.

김현숙 어린이집연합회장은 "아이들이 모은 종이팩이 책이나 스케치북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 감사하다"며 "아이들의 재활용 실천을 가정과도 연계해 부모님도 분리 배출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번 협약은 종이팩 재활용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의 의미도 크지만 특히 미래 주역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환경을 스스로 보호하고 만들어간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교육적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기회"라며 "시는 전반적인 사업을 조율하며 양질의 자원순환 체계가 완성되고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