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은 떨어지지만 나만의 아이템 구매 즐거움"
체인 주유소 아닌 개인 동네 주유소서 쇼핑
주유소풍 제품, 중고가로 전문점서 판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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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이같이 전하고, 주유하면서 질은 떨어지지만 주위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아이템을 구매하는 즐거움은 요즘 쇼핑의 단조로움에 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자신만의 아이템을 추구하면서 안목 있는 쇼핑객들은 주유하는 사이 사이에 지역 주유소 진열대를 샅샅이 뒤져 '너무 나쁘지만 훌륭하다'는 의미에서 매력적인 액세서리, '주유소의 핵심'을 찾는다고 WSJ은 설명했다.
소방차의 빨간 색이나 위장막 무늬(카모) 색으로 돼 있고, 때로는 모조 다이아몬드가 장식돼 있으며 사냥이나 예수님 관련 말장난에 관한 챗GTP 수준의 슬로건이 적혀 있는 기념 모자를 자동차 여행(로드 트립)에서 발견한다는 것이다. 햇볕에 기름얼룩처럼 반짝이는 반사 렌즈가 달린 12달러짜리 광각(廣角) 선글라스도 쇼핑 아이템이다.
WSJ은 이러한 쇼핑의 배경이 쇼핑이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를 주지 못하는 활동이 된 점을 꼽았다. 인스타그램이나 좋아하는 배우, 친구의 것을 보고 구글을 검색해 구매하는 쇼핑 패턴이 미리 프로그램되고, 예측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열성적인 쇼핑객은 정말 특별한 것을 원한다면 더 먼 곳까지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잊혔던 트렌드의 증거가 산재한 디팝(Depop) 같은 재판매 사이트와 물릴 줄 모르고 중고품 가게를 뒤지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가 탄생했다고 이 신문을 전했다.
WSJ은 각 주유소는 고유한 재고가 있으며 예를 들어 덴버 외곽의 휴게소에서 베이스가 꿰매어진 분홍색 카모 모자를 발견했다면 이 모자를 다시 볼 수 없을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유소 쇼핑 마니아들은 동네 개인 경영 주유소가 전국 체인 주유소보다 더 매력적인 상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뉴욕주 웨스트 햄스테드의 주유소 사장은 편의점에 납품하는 공급업체로부터 상품을 구매한다며 이 업체들이 가진 많은 신기한 상품을 고르는 데 한시간 정도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는 4달러짜리 시계, 포켓몬 게임, '뉴욕'이라고 적힌 모자 등 수익성이 높은 아이템이 비즈니스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며 3~4달러에 매입한 모자를 10달러에 판매한 수익은 담배 4박스를 판매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장사가 유행을 선도하는 측면도 있다며 뉴욕주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기 전엔 대마초 모양의 잎이 달린 모자가 '불티나게(like hot cakes)' 팔렸다고 회고했다.
주유소 풍의 제품이 중고가 제품으로 변신해 전문 판매점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업체 발렌시아가는 주유소 풍의 오버사이즈 광각 선글라스를 600달러에 판매하고 있으며, 550달러짜리 가죽 반바지와 1100달러짜리 청바지를 찾는 뉴요커들을 위한 리세일 매장 '루크스 뉴욕'의 오너 루크 프래처씨는 최근 자신이 개량한 주유소 모자를 40달러에 판매하기 시작, 지금까지 약 500개를 판매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