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반기 판매량 전년比 13% 늘어…반등 발판 마련
美 전기차 공장 생산라인 확보 사활…역대 최다판매 기록
19일 현대차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외 근무 인원은 5만2638명으로, 2년 전인 2020년(4만9383명) 보다 6.5% 늘었다. 이 중에서 북미 근무 인원은 1만8229명으로 2020년(1만304명)에 비해 77%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근무자 수는 1만3159명에서 9340명으로 약 30% 감소했다. 지난 2021년에는 북미 근무자 수가 중국 근무자 수를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수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 사업을 재편하고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중인 미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중국 현지 공장 생산 효율화를 위해 공장 매각과 가동 중단 등 생산 설비를 과감히 축소했다. 2021년엔 베이징 1공장을 매각했고 지난해에는 충칭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올해 나머지 공장 3곳 중 창저우 공장의 가동을 추가로 중단할 예정이다. 생산 라인업은 기존 13종에서 수익성이 높은 8종으로 축소한다.
시장에선 정 회장의 중국 사업 효율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2만3259대 판매를 기록하면서다. 세단에 집중됐던 출시 모델을 고급차·SUV 위주로 재편하고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한 덕분이다. 중국 판매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으로, 업계에서는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공장 생산라인과 공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과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현대차는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 7만대를 판매하고, 2030년 미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비중을 7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조지아주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짓고 있다. 양산 목표 시점은 내년 하반기다.
아울러 IRA의 배터리 제조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조지아주에 SK온과 연 25GWh, LG에너지솔루션과 연 3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각각 건설할 예정이다. 두 공장을 합치면 전기차 약 53만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공급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이번 합작 법인 설립으로 전기차 보조금 및 생산세액 공제라는 두 마리 토끼도 잡게 됐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집중하는 전략 덕분에 현대차는 IRA 시행 여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기아와의 합산 판매량은 미국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의 생산·수출 역량을 미국으로 돌리는 정 회장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올해 상반기 15.2% 늘어난 42만5847대를, 기아는 18.3% 증가한 39만4333대를 판매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기공식에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