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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울산 이규성·박용우 등 인종차별 논란에 태국 선수가 보인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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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제윤 기자

승인 : 2023. 06. 12. 16:56

왼쪽부터 울산 이명재, 박용우, 이규성, 정승현 /사진=울산현대축구단 홈페이지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일부 선수들이 인종차별적 언행으로 논란을 빚자, 구단이 공식 사과에 나섰고 이들에게 이름이 언급된 태국 선수는 인종차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먼저, 울산현대축구단은 12일 공식 SNS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빠른 시간 내에 사태 파악과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울산현대축구단이 약속한 사후 조치에는 축구단 소속 인원을 대상으로 차별 근절 교육을 실시하고, 이번 사태에 언급된 사살락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전하는 것,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사진=울산현대축구단 홈페이지

울산은 지난 10일 열린 2023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울산의 부주장을 맡은 이명재는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SNS에 사진과 글을 올렸다.

이때 울산 이규성은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가 이 말을 한 의도 자체는 이명재의 활약을 칭찬하기 위함이었겠지만, 그는 이명재의 피부가 까무잡잡하다는 이유로 동남아 선수에 빗대어 표현해 문제가 됐다.

이어서 울산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댓글을 남기자, 이명재는 "너 때문이야, 아시아 쿼터"라고 맞받아쳤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 역시 이규성이 이명재에게 한 말과 마찬가지의 의도를 가진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울산 박용우와 구단 스태프는 아예 태국 선수의 실명까지 언급하면서 선 넘는 발언을 이어갔다. 박용우는 이명재를 과거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사살락 하이프라콘에 빗대어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구단 스태프도 사살락의 이름이 직접 언급된 댓글을 남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선수 사살락 /사진= 전북현대모터스FC 공식 인스타그램

사살락이 전북현대모터스FC가 게재한 사진과 글을 공유했다. /사진=사살락 인스타그램
이에 사살락이 지난해까지 소속했던 전북 현대모터스FC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게시물에 'NO ROOM FOR RASICM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라고 쓴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들이 언급한 태국 선수 사살락은 해당 게시물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재하면서 입장을 대체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K리그 축구선수들이 모여 인종차별적 의미를 담은 대화를 나눴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지만, 이를 놓고 누구 하나 문제의식 없이 공개적인 SNS에 전시했다는 것도 논란을 피할 수 없는 이유가 됐다. 결국 문제가 된 선수들은 재빨리 게시물과 댓글 등을 삭제했지만, 이미 축구 팬들을 중심으로 논란은 커졌다.

박용우는 12일 "어젯밤 소셜미디어에서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 선수와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하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선수 특징으로 별칭을 부른 것은 옳지 못한 언행이었다"라며 "벌어진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언행에 신중을 가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날 이규성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와 동료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받은 사살락 선수와 관계자들 그리고 팬들에게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정한 'K리그 윤리강령'에는 "모든 구성원은 인종 피부색 민족 국적 사회 성별 언어 종교 정치적 의견이나 기타 의견 재산 출생 또는 기타 지위 성적 지향 기타 원인을 이유로 경멸적이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해서는 안 되며 타인을 존엄성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어길 시에는 구단에 2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선수에게는 10경기 이상의 출장 정지와 1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등의 징계가 있을 수 있다.

한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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